Mozart: Zaide, K.344 / Act 1 -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Emma Kirkby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 Christopher Hogwood
Zaide K.344 -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모짜르트 자이데 중 편히 쉬어요 내사랑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오스트리아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Emma Kirkby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 Christopher Hogwood
이 곡에 대한 이채훈 피디와 엠마 커크비의 인터뷰 내용
- 이렇게 말하기가 조금 쑥스럽지만, '편히 쉬렴, 아름다운 내 사람(Ruhe sanft, mein holdes Leben)'을 들을 때마다, 모차르트라면 바로 당신처럼 부르기를 원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차르트가 알로이지아 베버의 노래를 찬탄했던 것처럼 말이죠. 처음 당신의 노래를 들었을 때 아주 놀랐습니다.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다웠어요.
- 감사합니다. 이 노래는 자장가죠. 고마츠는 누워서 자고 있고, 그녀는 그에게 전해 줄 자기의 사진 한 장을 갖고 있어요. 그녀는 거의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애인에게 노래를 불러 줍니다. 참 부드러운 노래죠.
저는 청중에게 가능한 한 조용하게 다가서려고 애씁니다. 큰 소리로 그들의 주의를 끌려고 하지 않아요. 이 노래는 저의 이런 생각에 잘 맞는 곡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그런 마음으로 불렀습니다. 그렇게 쉬운 작품은 아니에요. 음역도 아주 높고요. 고음악 아카데미와 함께 녹음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과 잘 어울리는 규모의 악단이거든요. 이 점은 아주 중요합니다. 큰 오케스트라와 함께 노래해야 한다면 아주 큰 소리를 내야 하잖아요. 하지만 조용한 악기들이 주변에 있다면 자기의 본디 목소리를 더 잘 낼 수가 있어요."
(이채훈,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182면)
모짜르트는 작곡가 베버의 둘째 딸인 알로이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알로이자는 그의 사랑에 화답하지 못했고..너무나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모짜르트는 이후 음악활동을 중단하는 등 크나큰 나락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알로이자에게 결혼을 거절당하고 치떨리게 싫어한 잘츠부르그 대주교를 위해서 일해야 했던 가장 불운한 시절에 작곡된 가장 아름다운 모짜르트의 미완성 오페라 'Zaide(자이데)....
1막 3장에서 나오는 이 아름다운 아리아는 유럽의 귀족아가씨에서 오스만투르크 술탄의 애첩이 된 자이데가 역시 노예로 잡혀온 청년 고마츠(Gomatz)를 향한 사랑의 아리아.. 자장가입니다. 여주인공 '자이데가 가 곤히 자는 자신의 연인 고마츠'를 바라보며 편히 쉬라고 위로하며 언젠가는 그의 사랑의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십대 초반 모짜르트가 펜을 놓아버린 미완성 작품이며 작곡 시기는 1779~80년 내용은 터키 후궁(할렘)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오늘날 오페라는 거의 상연되지 않지만 이 아름다운 아리아 만큼은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Schlafe, bis dein Gluck erwacht
Da, mein Bild will ich dir geben,
Schau, wie freundlich es dir lacht
Ihr sussen Traume, wiegt ihn ein,
Und lasset seinem Wunsch am Ende
Die wollustreichen Gegenstande
Zu reifer Wirklichkeit gedeihn.
편히 쉬어요 내 사랑
편히 쉬어요, 내 사랑스런 연인,
주무세요, 그대의 행운이 깨울 때까지
여기, 제 초상화를 당신께 드립니다
보세요, 얼마나 상냥하게 당신께 미소 짓는지
그대의 달콤한 꿈이여, 그를 편히 잠들게 하라
그리고 마침내 그의 사랑의 꿈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술탄의 애첩 자이데
비록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나 독일 귀족 출신으로 지금은 노예와 같은 술탄의 애첩이 되어버렸지만, 언제나 어떻게 하면 고향으로 탈출할까 하는 궁리 뿐이다. 그런 자이데가 어느 샌가 노예 한 명에게 자기도 모를 연모를 품고 있다. 그 노예에게선 다른 뭔가가 있어... 어쩌면 내 고향 사람일지도 몰라... 이런 생각과 함께... 그 노예의 이름은 고마츠.. 역시 독일 귀족 출신으로,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아랍에 노예로 팔려왔다. 고마츠는 물론 자신을 어떤 여인이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피곤에 지친 고마츠가 잠시 몸을 뉘고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때, 이를 본 자이데가 나타나 그의 머리맡에 자신의 초상화와 보석 몇 가지를 두며 노래를 부른다.
모짜르트 [자이데]
Zaide
작 곡 : 모짜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형 식 : 전 2막의 징슈필(미완성) Singspiel
대 본 : 세바스티아니 Franz Joseph Sebastiani의 징슈필 대본 후궁 Das Serail에 기초한
샤하트너 Johann Andreas Schachtner의 독일어 대본
초 연 : 1866년 1월 27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미완성부분을 보완하여 초연
등장인물
고마츠(Gomatz) : 술탄의 젊은 유럽인 노예 (T)
자이데(Zaide) : 후궁의 여인, 고마츠의 연인 (S)
알라침(Allazim) : 술탄의 노예이자 측근 (Bs)
졸리만(Soliman) : 술탄 (T)
오스민(Osmin) : 술탄의 부하 (T)
술탄의 네 노예들 (T)
배 경
작곡과 초연
타모스의 최종 개작과 비슷한 시기인 1779년, 모짜르트는 또 한 편의 오페라(징슈필)에 착수한다. 당시 잘츠부르크를 방문했던 뵘과 쉬카네더의 극단 중 어느 쪽의 의뢰를 받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상연을 전제로 작곡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상연이 불가능해지자 90퍼센트 이상 작곡이 진척되었던 이 작품을 미련 없이 포기했기 때문이다. 서곡과 2막 피날레만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곡이 완성된 이 토르소를 현재는 '자이데' 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완성되었다면 모짜르트는 아마도 원작의 제목을 따라 '후궁(Das Serail)' 이라고 명명했을 것이다.
이도메네오를 작곡하는 동안에도 모짜르트가 이 작품의 상연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은 부자간에 오고 간 편지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레오폴트는 1780년 12월, 뮌헨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마리아 테레지아의 서거 때문에 극장들이 문을 닫은 데다가, 황제조차 일시적으로 극장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아직 미완성인 자이데가 당분간 상연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또한 몇 주 후 모짜르트는 이도메네오의 초연에 참석하려고 뮌헨으로 출발하려는 레오폴트에게 편지를 보내, 여기에는 이런 종류의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오실 때 샤하트너의 드라마(자이데)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자이데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고, 자이데 역시 완성되지 않았다. 다만 모짜르트가 몇 달 후 빈에서 보낸 편지에서 우회적으로 그에 대한 최후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 그는 아버지에게 슈테파니(Gottlieb Stephanie)가 새 대본을 쓰기로 했다고 전하며, 자신은 슈테파니에게 너무 긴 대화만 제외하면 그 작품(자이데)은 참 좋은 작품이었지만, 빈 사람들은 코믹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빈에는 적합치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후 슈테파니는 자이데와 유사한 소재이지만 보다 코믹한 탈출물 '후궁으로부터의 유괴' (Die Entfuhrung ausdem Serail)의 대본을 모짜르트에게 제공했고, 결국 미완성의 자이데는 잊혀지고 말았다.
원작과 대본 :
이 곡의 모짜르트 자필 원고는 그의 사후에 발견되었는데, 서곡과 피날레만 없는 상태였다. 이를 사들인 출판업자 안드레(Johann Anton Andre)는 빠진 곡들을 다른 작곡가의 곡으로 보충한 채 1838년 자이데라는 이름으로 출판하였는데, 이후 이 작품은 자이데라고 불리게 된다.
자이데의 대본을 작성한 샤하트너는 모짜르트 가문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었다. 그는 잘츠부르크 궁정의 트럼펫 주자였으며, 동시에 시인으로서 '바스티안과 바스티엔'의 대본 수정에 손을 대었으며, 타모스의 마지막 합창의 가사를 추가하기도 하였다. 이후에 그는 가짜 여정원사와 이도메네오의 대본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업에도 참여하게 되며, 모짜르트 사후에는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증언을 하기도 한다.
그는 자이데의 대본을 1779년 작곡가 프리베르트(Joseph von Friebert)의 징슈필을 위해 세바스티아니가 작성한 대본 '후궁 또는 노예인 아버지, 딸, 그리고 아들의 우연한 만남'을 기초로 하여 작성했다. 혹자는 양측 대본 모두 1778년 잘츠부르크에서 상연된 볼테르 (Voltaire)의 연극 차이레(Zaire)에서 따온 것이라 주장하기도 하는데, 양측의 대본이 모두 분실된 상황에서 확인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대본 자체가 현재 분실 상태이기 때문에, 이 작품 전체의 줄거리도 명확하지 않다. 단지 모짜르트가 쓴 곡들에 나타난 대본의 내용을 기초로 유추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말이 어떻게 나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도 원작의 부제대로 고마츠와 자이데가 알라침의 잃어버린 자식들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모두 술탄의 용서를 받아 자유의 몸이 된다는 것이 되겠는데, 그렇게 본다면 마지막 곡은 모두가 기뻐하며 술탄의 자비를 찬양하는 합창곡쯤으로 예상해 볼 수 있겠다. 정말 원작이 이런 내용이라면 두 연인의 사랑이 불륜이 되어 버리는데, 만약 이 작품이 모짜르트의 손에 의해 완성되었다면 이런 난처한 분위기가 과연 어떻게 처리 되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줄거리
제1막
1,2장
막이 열리면 술탄의 노예들이 열심히 바위를 깨고 있다. 힘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유쾌하게나 하자며 노래를 부르는데, (제1곡 합창 Bruder, Lasst Uns Lustig Sein) 그 중의 한 사람인 고마츠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일을 멈추고 대열에서 떨어져 나온다. 그는 자신의 가혹한 운명을 탄식하며 동료들처럼 고난에 초연할 수 있는 굳센 마음조차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는 하늘을 원망하는데, 몸의 피로에 마음 고생까지 겹친 그는 잠시나마 이를 잊고자 잠을 청하지만 달콤한 잠은 오지 않고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러나 잠이던 죽음이던 뭐든지 오기만 해 달라고 계속해서 애원하자 신기하게도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든다. (제2곡 고마츠의 멜로드라마 Unerforschliche Fugung!)
3장
자이데가 살며시 나타난다. 그녀는 얼마 전부터 같은 유럽인 노예인 고마츠를 사모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가까이서 볼 기회는 없었다. 그녀는 사슬에 묶인 채로 지쳐서 곤히 잠든 고마츠를 바라보며 동정하는데, 그를 깨울까 망설이지만 보석과 자신의 초상화를 옆에 두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그녀는 여전히 곤히 자는 고마츠를 바라보며 편히 쉬라며 위로하고, 언젠가는 그의 사랑의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아리아를 부르고는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제3곡 자이데의 아리아 Ruhe Sanft, Mein Holdes Leben)
이윽고 잠에서 깨어난 고마츠는 다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사슬을 발견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곧 옆에 놓인 자이데의 초상화를 발견하고 사랑의 불길에 휩싸인다. 그는 아무리 가혹한 운명의 채찍조차도 이 초상화 속의 인물의 아름다움을 능가할 수 없다고 노래한다. (제4곡 고마츠의 아리아 Rase, Schicksal, Wute Immer)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자이데가 고마츠와 대면한다. 고마츠는 얼굴을 가린 자이데를 알아보지 못하고 예의를 갖춰 술탄의 여인을 맞이하는데, 자이데는 그의 고결한 정신에 반해 더 이상 정체를 숨기지 못한다. 초상화 속의 여인이 자신임을 밝힌 자이데는 자신 역시 힘든 운명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함께 자유롭게 살거나 함께 죽자고 고마츠에게 애원한다. 고마츠 역시 자신은 반드시 그녀를 데리고 폭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약속한다. 한없는 기쁨에 당장의 근심 걱정조차 잊은 그들은 행복에 겨운 이중창을 부르며 사랑을 확인한다. (제5곡 자이데와 고마츠의 이중창 Meine Seele Hupft Vor Freuden)
4장
비록 노예이지만 청렴한 성격으로 술탄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알라침이 나타난다. 고마츠가 술탄의 총희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고마츠를 나무라지만, 자신 역시 그들과 같은 유럽인 노예인지라 이내 그들의 딱한 처지를 동정하게 된다. 자이데의 보석을 주며 자신들의 탈출을 도와 달라는 고마츠의 청을 들은 알라침은 설사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 해도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맹세한다. 고마츠는 너무나 감사한 나머지 알라침의 다리를 끌어안고 입맞춤하게 해 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사랑 때문에 자신은 마음의 평화마저도 잃어 버렸다는 아리아를 부른다. (제6곡 고마츠의 아리아 Herr Und Freund, Wie Dank' Ich Dir)
5장
알라침은 속으로 그들을 도움과 동시에 자신 역시 그들을 따라 자유를 얻을 것을 결심한다. 그는 자신의 운수를 시험해 보자고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으며, 용기만 있다면 아무리 약한 존재라도 강한 것을 이길 수 있으므로 절망해서는 안 된다고 노래한다. (제7곡 알라침의 아리아 Nur Mutig, Mein Herze, Versuche Dein Gluck)
6장
결심을 굳힌 알라침은 본격적으로 작전에 돌입한다. 그는 고마츠와 자이데에게 탈출할 방법을 일러주는데, 두 사람은 그저 알라침에게 감사할 뿐이다.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빛나는 것 같다는 자이데와 고마츠, 길조의 무지개가 미소짓고 있다고 격려하는 알라침, 앞으로 어떤 고난이 다가오더라도 참고 견디면 결국 평화가 오리라고 확신하는 삼중창을 부르며 막이 내린다. (제8곡 자이데와 고마츠, 알라침의 삼중창 O Selige Wonne!)
제2막
1,2장
'자이데가 도망을?' 술탄 졸리만은 오스민의 보고를 듣고 경악한다. 더구나 자신이 그토록 아껴주었는데도 노예 따위에게 반해 자신을 버리고 달아났다는 사실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이를 자신에 대한 배은 망덕이요, 모욕이라 분개하는 술탄에게 오스민은 한술 더 떠서 그 배후에는 알라침이 있었으며 그 역시 탈출했다고 보고한다. 그러나 자신이 국경에 이르기 전에 그들 모두를 잡아 들일 것이라 장담한다. 일단 안심한 술탄, 만약 그들을 다시 손안에 넣게 된다면 자신의 심장을 돌처럼 차갑고 단단하게 만들어 그들을 산산조각 내겠다고 벼른다. 그리고는 자신 속에 남아 있던 일말의 애정마저 사라져 버리라고 소리지른다. '이 모욕은 단지 그들을 떼어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잔혹하게! 잔혹하게 그들이 나에게 저지른 일에 대해 보복하겠다!' (졸리만의 멜로드라마 Zaide Entflohen!)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술탄은 자신의 현재 심경을 굴욕을 당한 사자에 비유하는 당당한 아리아를 부른다. 사자는 온순하게 길들여질 수도 있고,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사슬에 묶이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지만, 일단 모욕을 당하면 폭군으로 돌아가 천둥 같은 소리로 울부짖고 사슬을 산산조각 내는 것은 물론, 눈앞의 모든 것들에게 죽음을 가져온다고 호언하고 퇴장한다. (제9곡 졸리만의 아리아 Der Stolze Low' Lasst Sich Zwar Zahmen)
3장
혼자 남게 된 오스민은 쾌재를 부른다. 이번 기회에 오랜 세월 동안 눈엣가시였던 알라침을 밀어내고 자신이 술탄의 총애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진 그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는 아리아를 부르는데, 배고픈 사람이 앞에 차려진 진수 성찬을 바라보고만 있다면, 추위에 덜덜 떠는 사람이 바로 곁의 난로에 몸을 녹이지 않는다면, 이미 수중에 있는 것을 얻으려고 끙끙 앓아가며 애쓴다면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바보' 라며 웃음까지 섞어가며 조롱한다. (제10곡 오스민의 아리아 Wer Hungrig Bei Der Tafel Sitzt)
4장
이윽고 도망갔던 일행이 굴비처럼 엮어져 술탄 앞에 압송되어 온다. 투옥을 명하는 술탄에게 자이데는 그가 전에 보여 주었던 사랑을 상기시키려고 하지만 졸리만의 분노는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는다. 도리어 배반자 알라침의 눈앞에서 두 연인을 벌주리라고 벼르는데, 자신은 선과 악의 양면을 지니고 있다며 잘한 일에는 풍족하게 보상하지만 악에는 자신이 지닌 무기로 응징한다며 피를 보는 것도 주저하지 않음을 단호하게 노래한다. (제11곡 졸리만의 아리아 Ich Bin So Bos'Als Gut)
5장
이에 자신은 자유를 사랑한 죄밖에 없다며 자이데는 항변한다. 그녀는 자유를 빼앗겨 새장에 갇힌 새가 슬퍼하고, 낮이나 밤이나 자지도 않고 달아날 길만 찾다가 마침내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고 해서 누가 그 새를 벌줄 수 있겠느냐며 안타깝게 노래한다. (제12곡 자이데의 아리아 Trostlos Schluchzet Philomele)
6장
일단 화를 누그러뜨린 술탄은 자신이 온갖 호의를 베풀었는데도 그녀가 도망친 닭을 묻는다. 가장 큰 동기는 고향에 가고 싶었던 것이지만, 졸리만보다 고마츠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기도 했다는 그녀의 말을 들은 졸리만, 그녀의 본심을 알아채고는 다시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키고 만다. 그는 자신을 지금까지 양과 같이 만만하게 봤다면, 이제는 호랑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러나 이에 지지 않는 자이데는 격렬한 아리아를 부르며 그에게 맞선다. '호랑이여 너의 발톱을 갈아라!' 그녀는 소리친다. '거짓 호의에 속은 이 어리석은 믿음을 징벌하라. 어서 와 우리 모두를 죽이고 무고한 더운피를 핥아라!' 한편으로는 고마츠에게 결국 함께 죽게 되었다며 한탄하고는 죽음만이 이 가혹한 운명을 끝낼 것이라 위로한다. 그러나 이내 흥분한 그녀는 다시 술탄에게 처형을 재촉한다. (제13곡 자이데의 아리아 Tiger! Wetze Nur Die Klauen)
7장
술탄은 이번에는 알라침에게 자신이 모든 것을 다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배반했냐고 안타깝게 질문한다. 이에 알라침은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자유 없이 어떻게 행복이 있을 수 있냐며 반문한다. 곤혹스러운 표정의 졸리만이 어떻게 그 많은 노예들의 행복을 일일이 살필 수 있었겠느냐며 항변하자, 알라침은 다음과 같은 아리아를 부르며 그에게 이해를 촉구한다. 그는 힘센 자는 노예들에게 고개조차 숙이지 않는데, 바로 그 부와 권력 때문에 그들을 형제로써 바라볼 수 없다고 말하고, 높은 위치에 오르기 전에 고통받고 운명에 시달려 본 자만이 연민과 친절, 그리고 자비를 알 수 있는 법이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교한다. (제14곡 알라침의 아리아 Ihr Machtigen Seht Ungeruhrt)
그러나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술탄은 처형을 강행하려 한다. 알라침이 두 연인의 목숨만이라도 살려 달라고 사정해 보지만 질투와 분노에 찬 그의 마음을 돌이키지는 못한다. 이 네 사람은 사중창을 부르기 시작하는데, 눈물을 참지 못하는 알라침을 위로하는 고마츠의 노래부터 시작한다.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알라침, 눈물도 소용없다고 강경하게 나오는 졸리만, 자신이 고마츠 대신 홀로 죽겠다고 술탄에게 사정하는 자이데, 그러나 그런 부탁은 여지 없이 묵살된다. 혼자서는 살 마음이 없다며 마침내 두 연인은 함께 죽을 것을 결심하고, 마지막까지 이들을 구하려는 알라침은 술탄의 동정을 구하지만 졸리만은 요지부동이다. 상반된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고 교차하는 가운데 이 곡은 끝을 맺게 된다. (제15곡 Freundin, Stille Deine Tranen) 전곡 역시 피날레가 빠진 이 시점에서 중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