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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공부해보아요

An die Musik D547 (1991 Remastered Version) · Christa Ludwig/Geoffrey Parsons

An die Musik D547 (1991 Remastered Version) · Christa Ludwig/Geoffrey Parsons

An die Musik (Du holde Kunst) Op. 88 No.4 D.547
슈베르트 음악에 붙여 D.547
Franz Schubert (1797-1828)

An die Musik Op.88 D547


Christa Ludwig / Geoffrey Parsons
음악에 붙임
An die Musik
친구이자 그의 경제적인 후원자인 F.쇼버의 시에 의한 것으로 1817년에 작곡되었다. 단순한 유절형식(有節形式)의 곡이지만 음악예술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뜻이 깃들어 있는 시의 내용과 잘 어울리며, 간소한 속에서도 리트 다운 순박한 감정표현이 잘 나타나 있는 뛰어난 가곡이다. 시는 슈베르트의 친구 쇼버가 쓴 것이며, 1817년 20세 때의 작품이다. 이 무렵에 슈베르트는 아버지의 집을 나와 쇼버의 집에 기숙하고 있었는데, 이들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함없이 따뜻했으며, 다같이 예술을 사랑하여 그길에 힘썼다. 이 곡은 예술을 노래하고 감사하며 그것을 찬양하는 것으로, 티없이 맑은 청춘의 마음을 노래한 명가곡이다.
1817년 슈베르트가 평생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친구 중 하나였던 프란츠 폰 쇼버의 시에 붙인 리트. 두 개의 절로 구성된 유절형식의 노래며, 단순하고 감동적인 멜로디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불리는 슈베르트 리트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음악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여 많은 이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음악시간을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의 명곡으로 손꼽힌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이 곡의 시를 쓴 쇼버는 당대의 유명한 시인은 아니었지만, 슈베르트의 생애에 있어서 평생의 동반자로 손꼽힌다. 슈베르트와 프란츠 폰 쇼버와의 만남은 1815년, 슈베르트의 나이 18살에 이루어졌다. 당시 슈베르트는 아버지의 권유로 원치 않는 교사 생활을 해야 했고, 그로 인해 작곡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에는 한계가 있었다. 쇼버와의 만남은 결정적으로 슈베르트에게 새로운 길을 터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이름에 들어간 ‘폰’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그는 귀족 가문의 자제로 태어나 시도 쓰고, 연극배우도 하며, 돈에 구애받지 않고 일생을 카리스마 넘치고 방탕한 삶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는 어린 슈베르트를 만나자 마자 단번에 슈베르트라는 인간과 그의 음악에 매료된다. 그는 슈베르트의 아버지를 설득하여 슈베르트가 자신의 어머니 집에 기거하며 작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후원을 하기로 하고, 슈베르트를 아버지로부터 ‘독립’시킨다. 이 둘의 관계는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져, 나중에는 아예 같은 집에서 함께 살기도 하여, 훗날 학자들은 이 둘의 관계를 연인관계에 가까웠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들의 관계는 부침이 있었으나, 평생 지속된 것은 분명하다. 이 곡에 담긴 아름답고 열정적인 음악에 대한 사랑은, 결국 슈베르트와 쇼버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반영하는 듯하다.
슈베르트는 쇼버의 시에 붙여서 많은 곡을 쓰지는 않았지만 〈음악에〉가 작곡된 1817년 무렵은 이 둘의 관계가 가장 좋을 때였다. 이 곡을 쓰기 바로 직전, 슈베르트는 쇼버의 또 다른 시, 〈노래의 위로(Trost im Liede)〉 D.546에 음악을 붙인다. 이 두 곡은 마치 하나의 쌍처럼, 음악에 대한 헌사를 노래하고 있다. ‘삶은 어둡고 잔인한데, 음악은 그런 삶의 한 줄기 빛’이라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Du holde Kunst, in wie viel grauen Stunden,
너 축복받은 예술아, 얼마나 자주 어두운 시간에
wo mich des Lebens wilder Kreis umstrickt,
인생의 잔인한 현실이 나를 조일 때,
hast du mein Herz zu warmer Lieb' entzunden,
너는 나의 마음에 온화한 사랑의 불을 붙였고,
hast mich in eine bess're Welt entrückt!
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였던가!
삶과 예술에 대한 헌사
예술의 이상향에 대한 찬사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었음에 분명하다. 리트 반주자로 여느 성악가보다 훨씬 더 유명세를 탔던 피아니스트 제럴드 무어는 1967년 런던에서 고별 콘서트를 갖는다. 이 연주회에는 당대의 내로라하는 성악가인,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 등이 등장하여 그의 마지막 무대를 빛냈다. 이 역사적인 무대에서, 제럴드 무어는 마지막 곡으로 무대에 혼자 등장하여 청중들에게 고별의 선물로, 슈베르트의 〈음악에〉를 성악가 없이 홀로 연주하여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슈베르트의 짧은 생애에서 친구들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니 오히려 그의 생애는 친구들에 관한 것이 그 전체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는 일찍이 그의 부친이 아들에 대해 말했듯이 그는 어린시절부터 친구와의 사료를 무척 좋아했으며, 충실한 우정의 따뜻함 없이는 한시도 견디지 못하는 성미였다. 자연 그러한 슈베르트에겐 많은 친구들과의 교류가 있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붙임성 있고, 겸손하며 친구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슈베르트를 이까고 있었다. 그들은 시인, 작가, 화가, 배우 등 직업은 달랐지만 자유롭고, 탐구욕에 불타는 정신을 가진 당대의 재사들로서 하나같이 슈베르트의 음악을 결속되어서 '슈베르티아드'라는 모임을 만들어 슈베르트의 음악을 나누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곡은 슈베르트가 20세 때인 1817년에 쇼버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서 극히 단순하면서도 깊은 감명을 주는데, '아름답고 즐거운 예술이여, 마음이 서글퍼진 어두운 때 고운 가락 고요히 들으면 언제나 즐거운 마음 솟아나 내 방황하는 마음 사라진다.'라는 음악에 대한 순수한 감사의 마음이 소박하게 표현되고 있다.
An die Musik
Du holde Kunst, in wieviel grauen Stunden,
wo mich des Lebens wilder Kreis umstrickt,
hast du mein Herz zu warmer Lieb entzunden,
Hast mich in eine bessre Welt entrückt!
Oft hat ein Seufzer, deiner Harf entflossen,
Ein süßer, heiliger Akkord von dir,
Den Himmel bessrer Zeiten mir erschlossen,
Du holde Kunst, ich danke dir dafür!



음악에 붙여
너 축복 받은 예술아, 얼마나 자주 어두운 시간에,
인생의 잔인한 현실이 나를 조일 때,
너는 나의 마음에 온화한 사랑을 불을 붙였고,
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였던가!
종종 한숨이 너의 하프에서 흘러나왔고,
달콤하고 신성한 너의 화음은
보다 나은 시절의 천국을 나에게 열어주었지,
너 축복 받은 예술아, 이에 나는 너에게 감사한다!

<음악에 붙여>는 슈베르트의 가곡 중에서도 비교적 단순한 곡에 속한다. 피아노 반주도 간단하고 노래의 멜로디 역시 단순하다. 같은 멜로디를 가사만 달리 해서 두 번 반복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렇게 같은 멜로디를 가사만 달리해서 부르는 것을 장절 형식의 노래라고 한다. 이런 형식으로 된 노래들은 대개 음악적 구조와 멜로디가 단순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술성을 자랑하는 슈베르트의 가곡에는 이런 형식의 노래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음악에 붙여>가 바로 이렇게 쉬운(?) 노래에 속한다. 이런 외형적인 단순함 때문에 이 노래는 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 Ich liebe dich>와 더불어 음악성은 없으나 클래식을 흠모하는 사람들이 감히 한번 불러보려고 넘보는 독일가곡 레파토리 중의 하나이다.
그대 아름다운 예술이여.
나는 그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대 아름다운 예술이여.
나는 그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 노래의 주제는 마지막의 이 가사에 함축되어 있다.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도 그렇다. 같은 가사를 두 번 반복해 부르도록 되어 있는데, 처음 것과 그 다음 것의 음악적 의미가 서로 다르다. 처음 멜로디가 예술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며 클라이막스에 이른 후, 이어지는 멜로디는 조용히 같은 가사로 그 시적 의미를 마무리 짓는다. 노래가 끝난 다음에는 피아노 후주가 나와 노래에 여운을 남기고 있는데, 단순하지만 내면의 깊이를 가진 그런 여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