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pera 공부해보아요

Brahms: Piano Quartet No.3 in C minor, Op.60 · Fauré Quartett

Brahms: Piano Quartet No.3 in C minor, Op.60 · Fauré Quartett


Brahms Piano Quartet No.3 in C minor, Op.60
브람스 피아노 4중주 3번 Op.60 베르테르
Brahms, Johannes 1833~1897 독일

1. Allegro ma non troppo
2. Scherzo - allegro
3. Andante
4. Finale - allegro

Brahms Klavierquartette, Op.25 & Op.60
℗ 2007 Universal Music Classics & Jazz, a division of Universal Music GmbH
Released on: 2007-01-01

Fauré Quartett
Piano: Dirk Mommertz, Violin: Erika Geldsetzer, Viola: Sascha Frömbling, Cello: Konstantin Heidrich
브람스 피아노 4중주 3번
Piano Quartet No. 3 in c minor, Op.60
브람스가 쓴 세 개의 피아노 4중주 가운데 마지막 곡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편성된 곡이다. 브람스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모티브를 얻었기 때문에 ‘베르테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1873년부터 75년까지 작곡되었으며, 완성된 해 초연과 출판이 이루어졌다.

가장 먼저 구상된 피아노 4중주
이 작품은 마지막 피아노 4중주곡이지만, 피아노 4중주 가운데 가장 먼저 구상되었다. 그 시기는 1854년 4월로 추측된다. 그해 2월 슈만이 라인강에 투신하고 자살에 실패하여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브람스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였던 슈만의 자살기도가 이 곡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인다. 당시 브람스는 c#단조의 세 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을 작곡하였는데, 스케르초 악장이 없다는 사실로 당시 그의 심경을 추측해볼 수 있다. 1856년 4월 초 요아힘에게 이 곡을 선보였으며, 함께 시연을 하였다. 요아힘의 충고와 자신의 연주상의 고충을 반영하여 수정을 계속하였고, 1874년 10월에는 오늘날의 작품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이듬해에는 조성을 c단조로 바꾸고 스케르초 악장을 삽입하였다.
개인적 초연은 1875년 7월 17일에 이루어졌으며 이후 약간 수정하여 같은 해 11월 빌로트의 집에서 다시 개인적으로 초연하였다. 11월 18일 빈에서는 헬메스베르거 4중주단의 멤버들과 함께 브람스 자신이 직접 피아노를 맡아 공식적으로 초연하였다. 그 해 짐로크 출판사에서 출판되었으며, 3악장은 헤르초겐베르크 부인에게 헌정되었다.


괴테의 베르테르를 모티브로
브람스는 대표적인 절대음악의 작곡가지만, 이 작품의 1악장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1875년 8월 짐로크에게 보낸 편지와 그 이전해 친구 빌로트에게 보낸 편지에 브람스는 “이 악보의 첫 페이지에 권총을 머리에 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린다면, 음악에 대한 하나의 개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이어지는 묘사에서 옷차림은 베르테르가 자살할 때의 모습과 유사하다. 특히 이 곡이 구상되었을 때는 슈만의 비극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클라라에 대한)이라는 베르테르적 고뇌가 브람스를 지배하고 있었을 것이다. 브람스는 이 소설에 대한 이입과 그것을 작품의 모티브로 하였음을 편지들을 통하여 비교적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1악장은 c단조의 3/4박자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이다. 비극적인 제1주제와 서정적 제2주제, 그리고 제2주제의 성격적 변주가 특징이다. 2악장은 역시 c단조의 6/8박자 스케르초 알레그로(Scherzo: Allegro)이다. 1부의 주제가 피아노로 시작하여 현과 대위적 진행을 거쳐 2부 트리오가 풍부한 선율의 C장조로 진행하며, 제3부는 제1부를 재현한다. 3악장은 E장조의 4/4박자 안단테로 소나타 형식이다. 피아노 반주를 가지는 첼로의 제1주제와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대위적 2주제, 짧은 발전구를 가진다. 4악장 피날레는 알레그로 코모도, c단조 2/2박자로 시작하는 소나타 형식이다. 피아노 반주를 가지는 바이올린의 제1주제와 역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제2주제로 진행된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브람스. 피아노 4중주 3번
피아노 4중주 C단조는 1855년, 브람스가 22살 앳된 청년시절에 스켓치를 시작하여 20년 후인 1875년에 완성된 곡이다. 이 곡의 스켓치를 시작하기 2년 전인 1853년, 당시 거의 무명에 가까운 신인 피아니스트인 브람스는 뒤셀도르프에 있는 알베르트 슈만의 집을 방문한다. 당대 최고의 음악가 중 한 사람인 슈만과, 6년간의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결혼한 여류 피아니스트인 클라라는 브람스의 피아노 연주로 그의 작품을 듣고 높은 음악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브람스의 천재성을 단번에 알아 본 슈만은 '새로운 길'이라는 에세이에서 '시대의 정신에 최고의 표현을 부여한 시람'이라고 그를 격찬했다. 그 후 브람스는 11월 3일까지 슈만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당시 슈만 부부의 일기에는 하루도 브람스의 작품에 관해 찬사가 없는 날이 없었다. 브람스 역시 이들 부부에 깊은 존경과 친밀감이 더해 갔음은 물론이다. 특히 당시 피아니스트로서 34살인 슈만의 부인 클라라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정점에 이르고 있었으니, 20살의 젊은 브람스가 그녀의 뛰어난 미모와 재능에 매력을 느꼈음은 숙명적인 일이기도 하다.
1855년 슈만은 정신병의 악화로 라인강에 투신하여 자살을 꾀하지만 구조되어 정신병 요양원에 격리되어 갇혀 있다가, 급기야 그 이듬해(1856년 7월 29일) 세상을 떠난다. 브람스는 클라라에 가지고 있던 연정을 그녀와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온 힘을 다함으로써 표현하지만, 그의 연정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당시 브람스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쓴 것과 같이, 괴테의 '베르테르'처럼 자살의 충동을 느낄 정도로 실망과 좌절감을 느꼈던 시기였다. 브람스는 이 같은 생각을 클라라에게 고백하지는 않았지만 클라라도 이 곡을 듣고 나서 허무하고 다소 맥 빠진 음악이라고 자기 느낌을 이야기했다.
이 곡의 1악장은 1855~56년에, 2악장 스케르초는 1856~61년에, 3악장 안단테와 피날레 악장은 1875년에 각각 완성했다. 작곡을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매우 신중했던 브람스였지만 이 곡처럼 시작에서 완성까지 20년이나 걸린 곡은 별로 없었다. 브람스는 완성된 악보를 출판업자 프란츠 짐로크에게 보내면서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악보표지에 그림을 하나 그려 넣어도 좋은 듯 하네... 권총으로 자기 머리를 겨누고 있는 사람을 말일세.. 더 이상 할 일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지... 아니면 내 사진을 보내 줄테니 여기에 푸른색 코트, 노랑색 바지, 승마용 부츠를 보태면 어떨까?"
둘 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친구의 아내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자살하고 마는 '베르테르'의 이야기이다. 브람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면서 자기가 이 책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곡에는 '베르테르 4중주'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친구의 아내(샬로테)를 사랑한 베르테르는 권총 자살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마감한다.

1악장은 '브람스의 질풍노도' 시기에 쓰여진 것이다. 같은 시기에 교향곡 제1번의 1악장도 완성했다. 존경하던 슈만의 자살 미수와 슈만의 죽음을 겪은 이 즈음의 브람스의 마음과 같이 악장 전체에 우울한 어두움과 허무함이 짙게 배어있다. 창작이란 열정과 감정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이 필요한 법이다. 청년 브람스는 작곡을 일시 중단하고 대위법을 새로 공부하기로 했다. 작곡을 재개한 1875년 여름, 브람스는 하이잰베르크 근교의 지겔하우젠에 머물고 있었다. 화가 안젤름 포비어바흐, 음악학자 헤르만 크레슈마도 만났다. 피리츠 슈타인바흐는 브람스의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 오기도 하는 등 브람스는 음악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낸 시기이기도 하다. 이 곡은 1875년 11월 18일 빈에서 초연되었다. 브람스가 직접 피아노 건반 앞에 앉았고, 헬버스버거 4중주 멤버들이 연주에 참가했었다.

작품 개요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Op.60.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곡 중 마지막 곡인 3번은 이전의 두 곡과는 달리 브람스 인생의 후반기에 쓰여진 곡으로 젊은 시절 사랑의 열정보다는, 삶의 전반에 대한 잔잔한 사랑을 보여주는 곡이다. 1악장은 시작부터 절망적인 느낌을 주는데 이는 1악장의 작곡 시기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스승인 슈만의 비극적인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난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러한 느낌은 2악장을 거쳐 3악장에서는 다시 삶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극복되며, 어떻게 보면 이 곡은 3악장의 따뜻한 선율이 주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느낌들은 상당히 절제된 형태로 나타나서, 들을수록 깊은 느낌이 묻어난다. 잘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을 자유롭게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브람스의 파아노 4중주 3번은 현존하는 그의 4중주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작곡된 작품이나, 브람스는 20년 동안을 방치해 두었다가 1875년에 다시 손질하여 작품번호 60으으로 출판되었다. 이 시기의 브람스는 정신병동에 격리된 슈만으로 인하여고통을 받는 클라라에게 정신적 지주로 자임하였지만 자신의 감정은 매우 억압되어 있었다 이곡의 1악장을 브람스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괴테의 소설 '베르테르의 슬픔'의 절망적인 자살을 음악적으로 추론하는 것이라 하였다 한다. 브람스는 클라라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결코 말하지 않었으나 그녀는 1악장의 복선을 알아 차렸다고 한다. 뒤따라 힘이 넘쳐나는 2악장은 스케르조 악장이라 감히 부를 수 있을까? 잠시 휴식을 갖는 듯한 3악장은 첼로가 그리는 서정적 에피소드와 함께 우아하며, 필연적 결론으로 유도하는 알레그로 악장은 강하게 연주되는 분위기 속에서 도발적으로 연주되는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주제는 곡의 시작 부분의 어둠 속으로 되돌아 침잠하듯 끝을 맺는다.
작곡 연도: 1873년 ~ 1875년 / 작곡 장소: 치겔하우젠, 하이델베르크
출판/판본: 1875년 가을 짐로크 출판사
헌정, 계기: 3악장 안단테는 엘리자베트 폰 헤르초겐베르크 부인에게 헌정됨. 피아노 4중주곡 중에서 가장 빠른 1854년 4월에 구상함. 1875년 8월 12일 작곡가가 출판을 위해서 짐로크에게 보낸 편지의 정황으로보아 1854년 2월 27일 슈만이 강에 투신한 일이 작곡에 영향을 줌.
초연 연도: 1875년 11월 18일 / 초연 장소: 빈
초연자: 작곡가 (피아노), 헬메스베르거 4중주단
악기 편성: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악장 구성
1악장 Allegro non troppo, C단조 3/4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 제1 악구는 피아노의 포르테 음 이후, 현악기로 제시됨. 제1 주제 제2 악구는 현의 반주 위에 피아노가 제시함. 제2 주제는 피아노로 제시되며 4번 변주형식으로 이어짐. 발전부는 2부 형식으로 진행되며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함. 재현부는 제2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함. 코다는 제1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됨.

2악장 Scherzo. Allegro, C단조 6/8박자, 3부 형식
제1부 주제는 피아노로 시작함. 제2부 트리오는 C장조로 진행함. 제3부는 제1부의 재현임.

3악장 Andante, E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피아노 반주 위에 첼로가 제1 주제를 제시함.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대위법적인 진행으로 제2 주제를 연주함. 코데타와 발전부는 짧게 구성되었으며 이후 일반적인 형태로 진행됨.

4악장 Finale. Allegro comodo, C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제1 주제는 피아노 반주 위에 바이올린이 제시함. 제2 주제는 E flat장조로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제시함. 발전부는 제1 주제 서두로 시작함. 재현부는 제1 주제와 제2 주제를 기본으로 진행하지만 현은 유니즌으로 진행하며 피아노 선율로 변화되어 진행함.


슈만의 부인 클라라 슈만, 20살의 젊은 브람스
(1853년인 이 해는 브람스가 클라라를 숙명처럼 처음 만나던 해이다.)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3번 op.60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작품60은 겨울에 들어야 하는 곡이다. 그리고 실연의 아픔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 곡이다. 듣는 이를 대신하여 눈이 내리듯 펑펑 울어줄 것이다. 브람스의 고향인 함부르그는 북유럽에 위치한다. 그곳의 겨울은 음산하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겨울 내내 차가운 바람이 북해에서 불어오고 진눈개비인지 눈인지 모르는 습기찬 방울들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어두운 비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해는 짧아 웅크린 나무들은 숨을 데를 찾지 못해 울부짖는다. 그런 겨울의 풍경을 연상하며 이 곡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실연의 아픔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곡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마디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까다로운 음악이다. 음악 자체는 순수하게 아름답지만 작곡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의 복선이 이 곡의 뒤안길에 너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음울한 겨울에 맑은 햇빛을 찾거나, 생에의 희열을 확인하기 위해 음악을 들으려는 사람들에게 이 곡은 위험스러운 곡이다.
순수 음악에서 어떤 의도적이고 목적적인 것을 찾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미학에서 '아름다움과 예술품은 창작된 순간부터 창작자의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것이다.'라 했다. 또 음악의 선율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듣는 이의 마음에 이미 어떤 아름다움이 내재해 있어 음악과 마음의 선율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람스가 그의 피아노4중주 op.60에서 분명 실연의 아픔을 표현하고자 하였다면, 그리고 그 곡을 듣는 감상자들 역시 동병상린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 때 감상자들의 이 음악에 대한 공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절실할 것이다.
결국 음악은 자기가 선택하는 것이다. 베토벤은 에그몬트 서곡을 괴테에게 헌정하였지만 막상 괴테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이가 든 그는 젊은 베토벤의 격렬함을, 그리고 자신이 젊었을 때의 격정을 그만 잊고 싶었던 것이다. 이해와 공감은 다른 것이다. 나는 브람스의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실제로 나 자신이 젊었을 때 성음사에서 발간된 이 곡을 판이 닳도록 들은 적이 있었다. 같은 판에 드보르작의 아름다운 둠키 트리오Dumky-Trio가 실려 있었지만 그 곡은 거의 안 듣고 브람스만 들었다. 당시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후 이 곡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슈만의 피아노5중주와 더불어 음악에서 사랑의 표현은 어떤 것일까하는 주제가 떠올라 수십 년만에 이 곡을 다시 들었다. 물론 다른 LP로 듣기는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옛 생각이 아련히 다시 떠오른다.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No.3 op.60은 1875년, 그가 우리나이로 43세에 작곡한 것이다. 그의 음악이 한창 완숙미에 이르렀을 때 작곡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곡은 그의 피아노4중주 세 곡중에서 번호와 연대는 마지막이지만 실제로 구상된 것은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이 곡은 보통의 사중주가 모두 그렇듯이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2악장 Scherzo - allegro
3악장 Andante
4악장 Finale - allegro
첫 악장은 강한 피아노 포르테로 시작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현들의 짤막한 소리는 음산하고 우울하다. 시작부터가 무거운 것이다.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이 어디 가벼울 수 있겠는가. 이러한 분위기는 일악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배한다. 울렁거리는 듯 나오는 피아노의 주제도 그렇고, 그 주제를 따라 부르는 현의 노랫소리도 마찬가지다. 브람스 특유의 반복되는 긴장감이 분위기를 더 가라앉게 한다. 간혹 격렬함이 있지만 그 것 역시 사랑의 아픔으로 견딜 수가 없어서 터져 나오는 고통스런 격정일 뿐, 다시 울음을 먹으며 조용히 내려온다. 사실 브람스가 전곡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은 이미 일악장에 모두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악장은 대립되거나 전개되는 항에 불과하다. 이악장 스케르죠는 일악장의 슬프고 비통한 감정을 반전시키려는 대립의 항으로 설정된 것이고, 삼악장 안단테는 일악장의 감정을 다시 되풀이하여 서정적으로 전개한다. 그리고 사악장에서 마무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 곡은 전곡이 답답할 정도로 음울하고 비통하다. 아름다운 모차르트가 들으면 기절할 곡이다. 브람스의 곡들이 대부분 조용히 내면을 파고들어 어두운 분위기를 갖는데, 피아노4중주 3번은 그 중에서도 유난스러울 정도로 깊고 어두운 나락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이는 브람스가 개인적인 사랑의 경험을 바탕으로 극히 주관적인 감정을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클라라에 대한 사랑의 좌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감정과 행동, 그리고 스스로 미워지는 자신, 그리고 다시 나타나는 절망.
그가 클라라를 만난 것은 그의 나이 스물셋이 되던 해였다. 슈만이 그의 음악잡지 '음악의 신비평'에 브람스를 새로운 물결이라고 소개하여, 브람스는 시골이나 마찬가지인 함부르그에서 일약 독일의 음악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지 얼마 후였다. 그가 슈만과 클라라 부부가 살고 있는 듀셀도르프를 방문한 것이었다. 이어지는 슈만의 자살기도와 광기, 그리고 클라라에게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 그녀와 함께 하였던 라인강지역과 단찌히로의 연주여행, 여행도중 바다를 보고 싶다는 철없는 그의 희망을 어루만져주는 여인의 부드러운 심성, 그리고 마침내 슈만의 죽음. 젊고 감수성이 강한 브람스에게 이는 충격 이상이었을 것이다. 열네살이나 더 많은 여인에게 불꽃처럼 느껴진 그의 감정은 연민인가, 사랑인가, 동정인가, 충동인가. 하여튼 슈만이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쫓겨나듯 듀셀도르프를 떠나 일시 함부르그로 돌아간다. 어떤 심정으로 떠났을까.
여인은 아름다웠다. 당시에 그린 초상화를 찬찬히 드려다 본다. 가르마를 타서 머리를 곱게 빗어 뒤로 넘겨 묶고, 달같이 밝은 이마 위에는 머리띠로 가느다란 줄이 지나 뒷머리로 젖혀졌다. 깊은 쌍거풀에 큰 눈. 무엇인가 그리움인가 상념에 젖어 바라보는 눈길이 커다란 호수에 떠 있는 달처럼 동그란 것이 깊고 그윽하다. 그 깊은 눈은 아마 바라보는 사람들의 혼을 뿌리째 흡입하려는 듯 매혹적이다. 그리고 기다랗고 높은 코, 갸름한 턱에 조그만 입술. 햐얀 목덜미에는 화려하지 않고 그저 수수한 목걸이가 걸려 아래 가슴으로 드리우고, 풍만한 가슴에는 숄이 무엇인가 가리듯 걸쳐 있다. 그리고 그런 아름다운 여인이 피아노는 왜 그리 잘 치는가. 피아노 건반이 울릴 때마다 브람스의 가슴은 마구 뛰었으리라. 스승이나 마찬가지인 슈만. 그리고 그가 광기로 라인강으로 뛰어 들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병원에 갇혀 살다가 얼마 안 있어 저 세상으로 떠났다. 저렇게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홀로 되다니. 불쌍한 사람 클라라, 아니 불쌍한 사나이 브람스.
그들의 관계는 지금의 우리가 볼 때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답답했다. 소위 플라토닉 사랑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욕망을 밖으로 터트리지 않고 억제하거나 짓누르고 있으면, 그 것은 독이 되고 또 절망으로 화한다. 그랬다. 1868년 그의 일악장 스켓치에는 '스스로 총을 쏘아 죽으려는 그리고 그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남자를 생각해보라'라고 적혀 있다. 얼마나 절실한 호소요, 외침인가. 상처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절망에 빠져든 사나이가 바보처럼 자살을 하려는 심정, 바로 그러한 처절한 감정이 전곡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1874년 브람스가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말한 젊은 베르테르의 심정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이 사중주는 스물네다섯 나이에 구상이 되기 시작한 것이 틀림없고, 슈만이 죽은지 십이년이나 지난 1868년 일악장을 스켓치할 때에도 그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생생하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물론 클라라와의 어렵고 달콤한, 하지만 생각만 하여도 몹시 쓰라린 관계는 지속되고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이 곡은 하마터면 사라질 운명이었을텐데 브람스는 나이가 들어 이제 사랑을 승화시켰는가, 아니면 극복했는가, 1875년 손을 더 본 다음에 이 곡을 드디어 발표한다. 마음에 안 드는 곡을 수없이 파기시켜 버린 그로서는 의외의 일이라 할 만한데, 아마 브람스는 이 곡이 그의 인생에서 스스로를 표현한 몇 안 되는 사실적인 기록이기에, 부끄럽지만 남겨둘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다 아는 사실이지만 브람스는 죽을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다 죽었다. 여러 여인이 스쳐 지나가고 있지만 결국 그에게는 한 여인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여인이 저 멀리 세상을 떠나자 브람스는 일년도 안되어 그녀를 따라간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을 한다. 사랑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껏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사랑은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노래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인류가 존속되는 한 사람들은 사랑을 노래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브람스의 사중주를 들으며 느끼는 것은 사랑은 즐거움이라기보다 눈물의 씨앗이요, 슬픔을 잉태시키는 고통의 덩어리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던 브람스에게 연민의 정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 스스로 이러한 감정을 다시는 갖고 싶지 않아, 아마도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제3번은 앞으로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산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 것들은 아름다운 것이다. 비극적인 것도 아름답다고 하지만, 짧은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은 진정 고통과 슬픔 없이 그저 순수하게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모차르트를 듣는 이유이다.


피스톨을 머리에 겨누고 있는 사람을 그리면 좋겠지요. 그러면 이 작품에 대한 하나의 개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그림을 위해서 내 사진을 보내드려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푸른 연미복, 노란 바지에 검은 장화를 신기면 더욱 좋겠지요. 왜냐하 면 당신은 채색을 좋아하시니까.
요하네스 브람스 (짐로크에게 보내는 편지로부터)
푸른 연미복, 노란 바지, 검은 장화...베르테르는 이 옷을 입 고 피스톨의 방아쇠를 당깁니다. 브람스는 이 곡에서 "젊은 베르 테르의 슬픔"과도 같은 자신의 비련의 아픔을 표현한 것입니다.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했던 브람스는 항상 클라라의 주위 를 맴돌기만했고, 죽어서도 클라라의 곁에 갈 수 없었습니다. 클 라라는 슈만의 곁에 묻혔지요. 브람스가 이 곡을 구상하여 완성하기 까지는 20여년이라는 세 월이 걸렸습니다. 20대에 작곡했던 두곡의 피아노 4중주곡에 비 해서 내면적인 깊이에 있어서 보다 충실해졌죠. 아픈 만큼 성숙 해졌다고나 할까요. 이 곡의 표면 상에 나타나는 정서는 그리 어둡다고 볼 수 없으나 들으면 들을 수록 가슴을 파고 드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