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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공부해보아요

Piano Sonata No.16 in A minor, D.845 Op.42

Piano Sonata No.16 in A minor, D.845 Op.42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D.845
Schubert, Franz Peter 1797~ 1828

1. Moderato
2. Andante, Poco Mosso
3. Scherzo (Allegro Vivace) - Trio (Un Poco Più Lento)
4. Rondo-Allegro vivace

Radu Lupu plays Schubert ℗ 1979 Decca Music Group Limited Released on: 2005-01-01

Radu Lupu, piano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Piano Sonata No.16 in a minor D845
슈베르트가 28세 되던 1825년에 작곡한 곡으로 아름다운 2악장의 변주곡을 제외하면 그다지 매력적인 내용을 가진 곡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곡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중 최초로 출판된 곡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며 음악 자체도 이전의 소나타들에 비해 슈베르트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1825년, 그가 평생의 친구이자 뛰어난 성악가였던 포글과 함께 그 해 5월에 슈타이어로 여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완성되었다. 이 곡은 1826년 그의 Op.42로 출판되었고, 베토벤의 제자이자 후원자이기도 했던 루돌프 대주교에게 헌정되었다.
이 곡은 1825년 5월경 빈에서 작곡되었다. 루돌프 대공(Erzherzog Rudolf von Österreich)에게 헌정하였고, 초판 당시 "그랜드 소나타 제1번(Première grande sonate)"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전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2악장이 변주 악장으로 구성된 점은 창작 상의 변화를 나타낸다.

1악장 Moderato A단조 2/2박자
2악장 Andante poco mosso C장조 3/8박자
3악장 Scherzo. Allegro vivace - Trio. Un poco piu lento A단조 3/4박자
4악장 Rondo. Allegro vivace A단조 2/4박자

음악의 시간 속에서 ‘되어가는’ 형식
1악장은 비슷한 시기에 쓰인 바로 이전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15번〉과 마찬가지로, 양손의 조용한 유니슨으로 시작한다. 이 애상어린 선율은 곧바로 이 부드러운 레가토 선율과 대조를 이루는 스타카토 리듬의 코드 진행으로 응답을 받는다. 그러나 주제 선율인 것처럼 보이는 이 선율은 실제로는 주제를 도입하기 위한 서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제는 음악을 한참 진행시키고 나서 다시 a단조의 춤곡리듬을 타고 등장한다. 이 독특한 리듬의 주제 선율에서 마치 리듬은 주인공인 양, 제시부의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1주제의 뒤늦은 등장을 상쇄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1주제가 늦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2주제가 곧바로 1주제를 이어받아 전개되기 시작한다. 1주제와 함께 등장했던 특징적인 춤곡리듬은 2주제에서도 지속된다. 그러나 2주제가 더 전개되기 전에 다시 서주의 명상적인 주제가 등장하고, 서주의 주제는 1주제와 함께 뒤섞이면서 독특한 형식감을 만들어 내며 제시부를 마무리한다. 이 곡을 듣는 묘미는, 곡을 들으며 소나타 형식의 관습이 깨어지는 것을 아는 데에 있다. 음악이론가 쟈넷 슈말펠트(Janet Schumalfeldt)는 이 악장을 두고, ‘되어가는 형식’이라 묘사한다. 즉, 들으면서 1주제인 듯 보였던 서주의 주제는 진짜 1주제가 등장하면서 서주가 되어버리고, 그런가하면 1주제라는 확신이 들었던 소재 역시 서주의 주제가 등장하면서 이것이 과연 진짜 1주제였나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작곡 연도: 1825년 5월경 / 작곡 장소: 빈
출판/판본: 자필악보는 소실됨. 초판: 1825년 9월 ~ 1826년 2월 빈의 A. 펜나우어 출판사
헌정, 계기
루돌프 대공(Erzherzog Rudolf von Österreich)에게 헌정함. 초판 당시 "그랜드 소나타 제1번(Première grande sonate)"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됨. 전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2악장이 변주 악장으로 구성된 점은 창작 상의 변화를 나타냄.
초연 연도: 1825년 8월 25일 이전
악기 편성: 피아노




악장 구성
1악장 Moderato, A단조 2/2박자, 소나타 형식
피아니시모로 주제가 4마디에 걸쳐 제시됨. 경과구는 싱커페이션을 이용하며 진행함. 제2 주제는 C장조로 제시됨. 다시 D단조로 되풀이된 후 제1 주제로 회귀함. 코데타는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함. 발전부는 60마디로 구성되었으며 조바꿈과 강약의 변화로 진행함. 재현부는 151마디부터 카논 형식으로 재현되며 제2 주제는 A장조로 연주됨. A단조 - F장조를 거쳐 코다는 247마디부터 시작함. 코다는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으뜸조로 회귀함.

*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처럼, 이 악장에서 서주의 주제는 전체 악장에 걸쳐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이어서 춤곡리듬의 1주제가 등장하고, 곧이어 2주제가 등장하지만, 이 두 개의 주제는 큰 대비를 이루지 않는다. 오히려 두 개의 주제를 지배하는 독특한 반주 리듬은 이 곡의 독특한 형식감을 만들어 내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2악장 Andante poco mosso, C장조 3/8박자
주제와 5개의 변주로 구성됨. 주제는 피아니시모로 제시되며 제1변주는 베이스 성부가 16분음으로 시작함. 제2변주는 32분음표에 장식음까지 덧붙여짐. 제3변주는 C단조로 16분음표를 중심으로 진행함. 제4변주는 A flat장조로 진행하며 제5변주는 으뜸조로 회귀함.

* 2악장은 주제와 변주곡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미뉴에트 풍의 C장조 주제는 선율선을 내성 안에 감추고 있다. 이 선율은 1변주가 시작되면서 얼굴을 드러낸다. 변주는 많은 장식을 첨가하면서 진행되었다가, 중간에 조성을 달리하여 c단조로 등장하여 분위기를 달리한다. 이 변주 다음에는 또 다른 조성인 A♭장조에서 변주를 시작한다. 변주가 진행될수록 피아니스트의 기교는 현란해진다. 이어지는 변주는 다시 C장조로 돌아와 셋잇단음표 모티브를 이용한 마지막 변주를 시작한다.

3악장 Scherzo. Allegro vivace - Trio. Un poco piu lento, A단조 3/4박자
주제는 피아노로 시작하며 악센트나 싱커페이션 등의 강약 대비를 중심으로 진행함. 제2부에서는 조바꿈으로 선율을 진행함. 제3부는 A장조로 주제부가 재현됨. 트리오는 F장조의 춤곡 형식으로 진행함. 이후 스케르초에 다 카포(D. C) 구성으로 이어짐.

* 스케르초는 흥겨운 리듬의 반복으로 주제를 시작한다. 첫 박에 강세가 오는 이 리듬형은 계속 반복되다가, 두 번째 박에 강세를 줌으로써 반복이 계속되리라는 기대를 한 번 크게 무너뜨리면서 하나의 프레이즈를 만들어 낸다. 이 리듬형은 스케르초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리듬이 계속되는 반면, 조성은 계속 움직이면서 화성적인 변화를 준다. 느린 템포의 트리오는 이와 정반대로 굉장히 정적인 특징을 보인다. F음의 베이스는 시종일관 지속되면서 스케르초와 독특한 관계를 만든다.

4악장 Rondo. Allegro vivace, A단조 2/4박자
모두 549마디로 구성된 론도 형식. A부분은 A단조로 1~122마디로 구성됨. B부분은 E장조로 123~208마디로 진행함. 이후 A부분이 A단조로 208~254마디로 이어짐. C부분은 A장조로 255~314마디로 제시됨. 이어서 A부분이 315~428마디로 구성되며 D단조-A단조-D단조로 변화됨. B부분은 429~491마디로 구성되었으며 A단조-A장조-F sharp단조로 연주됨. 코다는 A부분을 중심으로 492~549마디로 구성되었으며 D단조-A단조로 곡을 끝맺음.

* 4악장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쉼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뚜렷한 주제선율 없이 론도의 첫 주제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오른손과 그 움직임에 화성적, 선율적인 보조를 해주는 왼손의 계속되는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에 반해 론도의 두 번째 주제는 양손의 유니슨으로 이어지는 코드 프레이즈를 특징으로 한다. 이 두 주제는 번갈아가며 등장하는데, 주로 두 번째 주제가 계속해서 전조를 하면서 원조에서 먼 조성으로 음악을 끌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노다메 칸타빌레 8권. 노다메가 콩쿨 1차 예선 곡으로 이 D.845를 연주하게 됩니다.
노다메와 치아키의 대화.
'슈베르트는 정말 다루기 힘든 사람 같아요. 아무리 열심히 말을 걸려고 해도 잘 친해지지 않아요.....'
'슈베르트는 정말 다루기 힘든 사람일까? 혼자만 말하지 말고 상대의 얘기도 제대로 들어줘야지! 악보와 정면으로 마주보도록 해. 한 음. 한 음.. 쓸모없는 음은 하나도 없어. 연결 되고 흘러 나가고 보이지 않아? 이 곡의 정경이..'
그리고 노다메는 멋진 연주를 해요. 후에 이 연주에 반하게 된 심사위원인 파리음악원의 오크렐 교수의 제자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던 곡.



슈베르트의 감춰진 보물 -빌헬름 켐프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떠올리면 나는, 젊은 시절 내 곁에 있던, 일곱 개의 봉인을 뜯지 않은 채 두었던 책을 떠올린다. 나는 스스로 그 소나타들 중 베토벤적 정신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 위대한 작품, A마이너 소나타 작품 42 (D 845)만을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나는 내가 앞으로 하게 될 심오하고도 가치 있는 작업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슈베르트의 음악적 영혼의 측정할 수 없는 그 깊이 속에 감춰져 있던 보물과도 같은 작품들을 연주하는 작업 말이다. 그 때에 (1차 세계대전 전의 시기) 나는 슈베르트의 가곡 연주에 반주자로 참여할 수 있는 모든 기회들을 찾아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포글은 지극히 적절한 논평을 들려준 것 같다. 그것은 슈베르트 해석에 있어 시금석이 될 수 있는 발언으로, 내게는 슈베르트의 음악 세계를 탐색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해 준 것이었다. 슈베르트는 "그 자신의 내부에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의 정체를 전혀 모르고 있다! 그건 끊임 없이 덮쳐오는 홍수이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대부분은 거대한 콘서트 홀의 눈부신 조명 아래에서 연주되어서는 안 된다. 그 작품들은 극도로 상처 받기 쉬운 영혼의 고백이거나,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독백이다. 그 독백은 너무나도 부드럽게 속삭이는 것이라서 큰 콘서트 홀에서 그 음향은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슈베르트는 그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그의 피아니시모 악상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들려준다.)



외향적인 비르투오조는 슈베르트에게서 아무 것도 발견해낼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 스스로가, 끊임 없는 동경 속에서 애타게 찾아 헤매었던 곳으로 통하는 길을 내었던 영원한 방랑자 슈베르트와 함께 그 길을 동행해야 할 뿐이다. 슈베르트의 소나타가 지니는 현저하게 서정적이면서 서사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남성적이면서 동시에 보석과 같은 단어들로 말을 거는 베토벤이 우리에게 남겨준 문제들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세계에 더 깊이 접근해 들어갈 수록, 우리는 그에 대한 비판의 논거로 제기되곤 하는 "천국 같은 길이"가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더욱 놀라게 된다. 만약 작품의 길이가 지루함의 명확한 요인이 된다면, 그 잘못은 연주자에게 있다. (나는 나의 경험에 근거하여 말하고 있다. . .)


슈베르트가 그의 "Strum und Drang" 시기 동안에 작곡한 소나타에는 많은 작곡가들의 영향이 광범위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것은 참으로 묘한 일이다. 여기 몇 개의 예가 있다. 1817년에 작곡된 A마이너 소나타(D 537)에서 우리는 광시곡적으로 건반을 휩쓸고 다니는 스케일을 보면서 브람스를 발견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1818년에 작곡된 아름다운 F마이너 소나타(D 625)에서 쇼팽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위협적인 유니즌 페시지를 담고 있는 이 소나타의 피날레는 후일 작곡된 B플랫마이너 소나타(쇼팽 소나타 2번)의 피날레 악장의 초고처럼 들린다. 1823년에 작곡된 화려한 A마이너 소나타(D 784)에서, 그리고 더 큰 규모를 보여주면서 "미완성"으로 불리곤 하는 1825년의 C메이저 소나타(D 840)에서 우리는 브루크너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러한 경우를 두고 사람들은 아마도 시간과 장소에 관한 인간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영혼들 사이의 신비한 교류라고 일컫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40년 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나는 "미완성" 소나타야 말로 진정한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그 작품의 악보를 보았을 때,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큰 스케일을 보이고 있어서, 나는 그것이 꼭 교향곡을 피아노 용으로 편곡해 놓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작품에서 최초로, 발전부는 광대하고 풍성한 공간을 형성하고 주 선율은 그 공간을 거인의 발걸음으로 활보하고 있다. 슈베르트는 화려하게 구축된 2악장 (발라드 형식의 안단테) 뒤에 3, 4악장을 작곡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시도를 포기해야만 했다. 극심한 피로와 절망 속에서 그는 펜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뮤즈도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래서 이 소나타의 첫 두 악장은 마치 골로세의 거상처럼 외롭게 남겨져 있다.
이 때부터 슈베르트의 음악은 정점을 향해 치달아 간다. 1828년은 슈베르트가 최상의 성취를 보여준 해이다. 많은 일들 속에서 그는 C메이저 현악 오중주와 최후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한다. 이 작품들은 그가 소나타 양식을 완전히 정복했음을 증명해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가 그 작품들에 그의 가장 내밀한 혼을, 그의 살아있는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마치 나무가 그 수액을 가장 멀리 뻗어있는 가지에까지 순환시키듯이 말이다.
그러나 1828년은 말의 다른 의미에서 슈베르트의 '성취'가 이뤄진 해이기도 하다. 그는 초인적으로 그의 온 힘을 쥐어 짜서 창작에 임했지만, 죽음은 그의 경우에 있어서만은 예외를 주었다. 죽음은, 사려깊게도 슈베르트가 그의 펜으로 마지막 음표를 그려넣을 때까지 허름한 방 문 앞에서 그를 기다려 주었다. 슈베르트의 영혼은 "끊임 없이 덮쳐오는 홍수"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슈베르트가 그의 마법의 하프 소리를 들려줄 때에, 마치 모든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음향의 바다를 유영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슈베르트는 자연의 영혼이었으며, 천상의 피를 이어 받은 사람이다. 엄격하고 모난 것들은 그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의 가곡들이 자주 들려주는 그런 것, 끊임 없이 솟아오르고 흘러넘치는 그런 것이 바로 그의 존재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제2의 오르페우스인 그는 괴테의 "물 위의 영혼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의 영혼은
물과 같다:
하늘로부터 내려 와서,
하늘로 올라갔다가
그리고 반드시 다시
대지로 돌아오는,
영원히 변화하는 물.


- Wilhelm Kempff, 1970
*처음 켐프가 연주하는 이 곡을 들었을 때 이런 극단적인 연주가 허용될 수 있는 건가 싶게 소스라치게 놀랐다. 슈베르트의 곡은 미완의 결핍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그 결핍감을 채우려는 욕망이 연주가들을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출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D.845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A단조 D845
미츠코 우치다 (피아노)
미츠코 우치다는 PHILIPS 레이블을 통해 이미 슈베르트의 피아노 곡 중 D. 899과 D. 935의 즉흥곡과 피아노 소나타로는 D. 840 & D. 894 (15번 & 18번), D. 958 & D. 959 (19번 & 20번), D. 960 (21번)를 발표한 바있다. 피아노 소나타로서는 네 번째인 본 음반에 포함된 곡들은 이전에 녹음한 곡들에 비해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D. 845와 D. 575의 두 곡이다.

이 음반의 녹음은 빈의 무지크페라인잘 그로스잘에서 이루어졌는데 세계 최고의 음향효과를 자랑하는 장소답게 잔향의 풍부한 효과와 피아노의 무게 있는 터치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치다 특유의, 깊이가 부족하여 얕게 울리는 음색 또한 숨김 없이 또렷하게 잡혀 있다.
슈베르트의 소나타가 가진 선율적인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히터 (MELODIYA)나 슈나벨 (EMI)이 들려준 것과 같이 어느 정도 둥글둥글하고 여유로운 터치가 중요한데 우치다의 음향은 녹음 장소의 덕택인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그 소리에 중량감이 느껴지지 않아 악장이 진행되는 동안 반복하여 등장하는 최고음에 다다르면 예각적이고 깨어질 듯한 소리로 들려온다. 브렌델 (PHILIPS)이 잔향의 효과를 그다지 보고 있지 못하면서도 클라이막스에서 흔들림 없이 탄탄한 소리를 들려준 것과는 좋은 대조를 보인다.
켐프 (DG)의 연주 역시 높은 음에서 그다지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켐프의 연주는 전체적으로 흔들흔들거리는 것 같아 불안하지만 악장 중간의 선율적인 부분의 표현이 너무나 여유롭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매끈하지 못하고 다소 투박하게 등장하는 음악적 요소들이 오히려 소박한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비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 Moderato
우치다는 이 곡의 1악장을 13분 29초에 걸쳐 연주한다. 브렌델 (PHILIPS)나 켐프 (DG)가 제시부 반복을 충실히 이행하고 모두 10분 대에 연주하고 있으므로 우치다가 무척 느린 템포를 잡고 있다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브렌델의 연주 (10:36)는 1악장의 주안점을 불안정하고 긴박한 분위기에 두고 다이내믹을 눈에 띄게 강조하면서 강인하게 밀고 나가고 있으며, 켐프 (10:58)는 전체적으로 느슨한 분위기에 음악적 요소를 또박또박 들려주는 듯한 서술적인 연주를 하고 있는데 우치다는 브렌델보다는 켐프에 훨씬 가까운 분위기를 택하고 있다.
우치다는 곡 첫 머리의 비화성적이고 불안한 동기를 마치 레치타티보처럼 연주한다. 이 첫머리에 사용되고 있는 대조적인 두 개의 동기를 우치다는 긴 터치를 이용하여 브렌델이나 켐프보다 훨씬 선명하게 대비시키고 있지만 이어지는 강인한 발전부에서는 느린 템포에 의한 둔중함이 금새 귀에 거슬린다.
악장 막바지의 코다에서 우치다는 상당히 깊이와 긴박함을 강조하려 하고 있지만 ff의 터치에 이르르면 소리는 여지 없이 흔들려 잠깐 고조되던 흥이 한 번에 날아가 버린다.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바닥에 착 달라붙은 듯한 안정감을 주는 브렌델의 연주에 비할 바는 아닌 듯하다.

2. Andante-Poco mosso
2악장은 대단히 아름다운 선율을 가진 주제와 다섯 개의 변주이다. 우치다는 이 변주에서도 변함없이 대단한 여유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 소리는 켐프를 연상시키는 듯 위태위태하게 흔들리는 듯하다. 브렌델의 말끔하게 가라앉은 소리와는 전혀 방향이 다르지만 아른거리는 듯한 그 소리는 나름대로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어 듣기에 결코 나쁘지 않다.
첫 번째 변주에서 약음과 강음의 대비는 선명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밸런스가 어느 정도 잡혀 있어 선율적인 아름다움은 빠짐없이 전해주고 있다. 브렌델의 연주는 여기에 비하면 지나치게 형식미에 치중했다고나 할까? 조금도 흔들림은 없지만 음악의 흐름만을 가만히 바라보는 듯 적극성이 빠져있다는 느낌이다. 켐프는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즐겁게' 연주를 하고 있다. 듣는 사람도 같이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좋은 느낌이다.
두 번째 변주는 교묘한 장식음이 동반되는 섬세한 변주이다. 우치다는 이 장식음의 효과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하다. 브렌델에게서도 켐프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교묘하게 흐르는 듯한 음악을 들려 주어 재미있다. 강약의 대조도 대단히 선명하게 드러나 있어 단연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 준다. 하지만 켐프의 연주를 들어 보면 세세한 장식음의 재미는 없어도 스타카토를 크레센도로 살짝살짝 쳐 올라 가는 부분이라든가, 주제 선율을 연주하는 피아노의 너무나도 소박한 소리가 슈베르트의 음악적 분위기에 잘 부합하여 비할 수 없는 매력이 되고 있다.
세 번째 변주는 A flat단조로 전개되는 격렬하면서 우울한 변주이다. 음악적인 깊이라는 면에 있어서도 전곡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인데 브렌델의 연주가 격렬함과 동시에 균형 잡힌 음색을 들려주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치다는 전체적인 격렬함에 있어서는 다소 수그러든 듯하지만 포르테가 연속되는 강인한 부분에서도 독특한 울림을 놓치지 않으면서 감 7도화음 특유의 불안감을 극히 잘 살리고 있어 켐프의 악보가 눈에 보이는 듯해서 다소 불안스러운 연주 (매끈함과는 전혀 거리가 없는 듯한)와는 극단적으로 대조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네 번째 변주는 오른손의 셋잇단음표가 가볍게 등장하여 변주 전체를 통해 모든 성부에 셋잇단음표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변주이다. 브렌델은 이 변주를 연주하는 데에 있어 오른손의 날렵한 움직임에 비해 왼손의 소리가 지나치게 크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연주를 하고 있어 양손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다소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우치다는 손가락 놀림의 자연스러움이라든가 양손사이의 균형에 있어 전혀 흠잡을 데 없는 연주를 들려 주고 있어서 브렌델보다 훨씬 뛰어나다.
다섯 번째 변주는 네 번째 변주와는 달리 셋잇단음표의 연타음이 변주의 유니즌이 되는데 우치다의 연주는 소리가 망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 다이내믹의 조절이 자유자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브렌델이 셋잇단음표의 유니즌을 눈에 띄게 강조했던 것에 비하면 음악의 포인트를 전체적인 흐름에 둔다는 태도여서 변주 자체의 이미지는 그다지 강하지 않다.

3. Scherzo-Allegro vivace
3악장은 대담하고 기교적인 스케르초이다. 슈만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주법이 군데군데 등장하고 있는데 우치다는 변함 없이 느린 템포를 적용하고 있으며 특별히 곡의 어두운 느낌을 드러내지 않고 가볍게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 따라서 잠깐씩 등장하는 선율적인 부분에 상대적으로 많은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체적인 모양새에 있어서는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악장 막바지에 템포를 타이트하게 잡고 다이내믹하게 쳐 나가는 부분도 상당히 훌륭하다.
템포의 설정에서는 켐프의 연주와 비슷하지만 켐프의 소리는 우치다의 우수한 녹음과 비교하면 상당히 빈약하게 들린다. 물론 켐프의 음색 자체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까닭에 두 사람의 음색을 비교한다는 것은 녹음기술 이전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켐프의 연주는 어느 정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이 악장에서 든다. 반면 브렌델의 연주와 비교하게 되면 이번에는 우치다의 연주가 훨씬 소박하게 들린다. 잔향이 매우 풍부하게 녹음되어 있어 우치다의 연주가 훨씬 폭이 넓은 것 같기는 하지만 브렌델과는 악장의 템포 설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3악장의 맛은 우치다보다는 브렌델이 더욱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봐야 할 것이다. 브렌델은 빠른 템포와 강한 리듬감각을 내세워 이 악장의 기교적인 맛을 잘 살려 낸 반면 우치다는 브렌델 보다 한 템포 이상 느린 속도로 연주를 해 나가면서 곡의 중간중간에 끼어 있는 선율적인 아름다움을 살려내고자 했지만 스케르초다운 리듬감과 다이내믹을 그다지 살려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물론 슈베르트의 스케르초는 베토벤 보다는 훨씬 온건한 성격을 가지는 것이어서 우치다의 연주가 곡의 성격에 더욱 잘 맞는 것이라고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트리오에서는 브렌델이 곡의 긴장감을 이완시키지 않고 계속 긴박한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어 다소 수긍이 가지 않는 반면 우치다는 극도로 느긋한 진행을 보이며 리드미컬한 스케르초의 악상과 선명한 대조를 보인다.

4. Rondo-Allegro vivace
4악장은 그다지 선율적인 재미가 없는 론도이다. 앞 악장에서 음색의 이야기를 들어 켐프의 연주가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있다고는 했지만, 4악장의 핵심을 켐프만큼 잘 잡아 낸 연주도 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기자기하고 무엇보다 론도 주제의 음악적 흐름이 손에 잡힐 듯이 들려 온다. 브렌델은 반대로 론도주제가 무엇을 들려 주고자 하는지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악장이 진행되는 동안 음악의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지만 켐프의 연주는 포르테에서 눈에 띄게 불안정한 느낌이 들지만 론도의 흐름이 손에 잡힐 듯이 떠오른다는 점이 훌륭하다.
우치다는 브렌델보다는 중심이 잡힌 연주를 하고 있지만 역시 이 악장을 그다지 재미있게 연주하지는 못한다. 음악의 흐름 보다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악장에 특별한 포인트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주제의 전개과정이 상당히 힘있게 이루어 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싱커페이션을 동반해 강렬하게 연주되는 세 번째 주제에 있어서는 전혀 인상적인 느낌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