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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공부해보아요

Mozart: Le nozze di Figaro, K.492 · BBC Symphony

Mozart: Le nozze di Figaro, K.492 · BBC Symphony Orchestra · Sir Colin Davis

Mozart: Le nozze di Figaro, K.492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오스트리아


Mozart: Le Nozze di Figaro - Highlights
℗ 1971 Universal International Music B.V.
Released on: 2001-01-01

Wladimiro Ganzarolli (Figaro), Mirella Freni (Susanna), Jessye Norman (Contessa Almaviva),
Ingvar Wixell (Conte Almaviva), Yvonne Minton (Cherubino), Maria Casula (Marcellina),
Clifford Grant (Bartolo), Robert Tear (Basilio)

BBC Symphony Orchestra, BBC Symphony Chorus, Sir Colin Davis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K.492
〈돈 조반니 Don Giovanni〉·〈코지 판 투테 Cosi fan tutte〉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보마르셰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로렌초 다 폰테가 대본을 썼다. 1785년 7월 대본이 완성되었고, 이듬해 4월 서곡을 끝으로 전곡을 완성했다. 원작이 빈에서 상연금지당한데다가 모차르트를 시기하는 사람들의 방해로 계속 공연이 늦어지다가 1786년 5월 다 폰테의 도움으로 빈 궁정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모차르트는 18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관습을 따르면서도 이 작품을 최고의 문학적·음악적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특히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전형화된 인물에 개성을 불어넣었다.

1786년 초연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풍자의 미학과 유쾌한 희극적 요소가 결합된 18세기의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로 꼽힌다. 전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대본은 당시 대본가로 이름을 날리던 로렌초 다 폰테가 맡았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모차르트와 다 폰테는 이후 의기투합해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와 같은 대작들을 탄생시키게 된다.

모차르트의 수많은 오페라 중에서도 으뜸가는 걸작인 《피가로의 결혼》은 보마르셰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희곡은 비판과 저항이념이 강하게 나타나 상연이 금지되었는데, 다 폰테는 이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바꾸어 가까스로 상연 허가를 받게 된다. 이 희곡은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통해 오페라라는 장르로 재탄생 되었으며, 현재까지 18세기 이탈리아 코믹 오페라 양식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의 특징은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를 위하여 독창 아리아뿐 아니라 중창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창은 극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 통일성을 가져온다.
오페라는 과거에는 이발사였으나 현재는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이 된 피가로와, 백작의 시녀인 수산나와의 결혼을 주제로 하고 있다. 백작과 부인(로진) 사이가 애정이 식어 서먹해지자 백작은 시녀 수산나에게 밀회를 요구한다. 이에 피가로와 수산나는 백작 부인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고 갖가지 술책을 써서 백작의 바람기를 혼내준 뒤, 순조롭게 부부가 된다는 줄거리이다.
경쾌한 서곡에 이어 알마비바 백작(바리톤), 그의 하인 피가로(베이스), 피가로의 애인 수산나(소프라노), 가정부 마르첼리나(메조 소프라노), 의사 바르톨로(바리톤) 등이 등장하며 이들이 벌이는 사랑 행각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음악으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한 모차르트의 통찰력과 천재적인 창작기법은 이 작품을 단순한 희극 오페라에만 머무르게 하지는 않는다.
《피가로의 결혼》은 1786년 5월 1일 빈의 부르그테아터에서 초연되었는데 당시 국왕이 앙코르의 횟수를 제한하는 명령을 선포했을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꾸준히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어 나갔고 오늘날에도 이 작품은 전 세계 모든 오페라단의 주요한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관현악 반주로만 이루어진 서곡이 유명하며 에리히 클라이버 지휘, 빈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연주의 음반이(DECCA) 이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된 징슈필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돈 조반니〉,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힌다. 이 작품은 1785년에서 1786년 사이에 작곡된 전4막의 오페라 부파로 보마르셰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에 곡을 붙인 것이다. 18세기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수도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는 1786년 5월 1일 오스트리아 빈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781년, 고향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온 모차르트는 이듬 해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을 발표하면서 오페라 작곡가로서 성공적으로 빈에 안착한다. 하지만 독일어 오페라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인 이 작품은 보수적인 음악가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이후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게 된다. 〈피가로의 결혼〉은 오랜 공백을 깨고, 모차르트가 오페라 작곡가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 준 작품이었다.
1786년 5월 1일 빈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이 작품에는 ‘이탈리아어로 된 징슈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초연 무대는 열광적이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로 공연이 이어질수록 인기가 높아졌다.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딸 난네를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네 동생의 오페라 두 번째 공연에서는 5곡이, 세 번째 공연에서는 7곡이 앙코르를 받았다”라고 적혀 있다. 〈피가로의 결혼〉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자, 살리에리와 리피니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오페라를 완성했고, 작품의 상연을 놓고 모차르트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경쟁이 과열되자 황제가 직접 나서서 〈피가로의 결혼〉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모차르트의 작품은 빈에서 더 오래 상연되지 못했고, 그 해 말 프라하로 건너가 공연된다. 하지만 프라하에서의 공연은 빈에서보다 더욱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1789년 〈피가로의 결혼〉은 빈에서 재공연 된다.


사회에 대한 해학적 풍자와 비판
오페라 부파에 대한 탁월한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작가 보마르셰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보마르셰 3부작’으로 잘 알려진 그의 희곡은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이발사 피가로와 바람둥이 알마비바 백작이 펼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부 세비야의 이발사(Le Barbier de Séville), 2부 피가로의 결혼(Le Mariage de Figaro), 그리고 3부 죄 많은 어머니(La Mere Coupable)까지 전체 3부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1부 ‘세비야의 이발사’는 파이지엘로, 로시니, 존 코릴리아노 등이 오페라로 만들었고, 모차르트는 그 중 1부의 속편 격인 2부 〈피가로의 결혼〉을 선택했다.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인 피가로와 백작 부인의 하녀 수잔나의 결혼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해프닝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 안에는 백작이 하녀를 상대로 행사하려는 초야권이라는 악습, 그리고 하인이 백작을 골탕 먹이는 설정, 백작 부인과 하녀 수잔나가 서로 옷을 바꿔 입는 장면 등 귀족 사회와 신분 제도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계급 사회에서 시민 사회로 전환되는 18세기 유럽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피가로의 결혼을 둘러싼 하루 동안의 해프닝
저녁에 있을 결혼식을 앞두고 피가로와 수잔나는 백작이 내어 준 신방에 신혼 가구를 들일 준비를 한다.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백작이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말하고 수잔나의 이야기를 들은 피가로는 백작에게 복수할 마음을 먹는다. 의사 바르톨로는 피가로와의 오래된 원한 때문에, 마르첼리나는 피가로를 좋아하는 흑심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피가로의 결혼을 방해할 음모를 꾸민다. 마르첼리나는 오래 전 피가로가 돈을 빌려가면서, 돈을 갚지 못하면 결혼하겠다고 서명한 각서를 이용하기로 한다.
수잔나가 홀로 있는 방에 미소년 시동 케루비노가 수잔나를 찾아온다. 그 때, 백작이 수잔나의 신방으로 들이닥치고 놀란 케루비노는 의자 뒤로 숨지만 이내 백작에게 들키고 만다. 그 때, 피가로가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백작이 초야권을 폐지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며 백작이 수잔나에게 초야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미리 선수를 친다. 화가 난 백작은 케루비노를 군대에 보내는 것으로 화풀이를 한다.
한편, 백작 부인은 자신에 대한 백작의 사랑이 식어버렸음을 슬퍼하고 있다. 이 때, 수잔나와 피가로가 들어와서, 백작 부인에게 백작의 속셈을 이야기하고, 세 사람은 백작을 혼내 줄 계략을 꾸민다. 수잔나가 백작에게 정원에서 밀회를 하자고 한 뒤 그 곳에 케루비노를 여장시켜 내보내 현장을 덮치기로 한다.
수잔나와 백작 부인이 케루비노를 여자로 변장시키고 있을 때, 백작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케루비노를 옷방에 숨기지만 백작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옷방을 열어보려 한다. 하지만 수잔나가 기지를 발휘해 케루비노는 정원 밖으로 뛰어내려 탈출하고 위기를 넘긴다.
수잔나는 계획대로 백작에게 저녁에 정원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 시각 마르첼리나의 각서를 둘러싸고 피가로의 결혼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다. 재판정에서 피가로는, 자신도 귀한 신분이라며 증표를 보여주는데, 그 증표를 본 마르첼리나는 피가로가 자신이 예전에 낳은 아들임을 알게 되고 재판은 무효가 된다.
백작 부인과 수잔나는 백작을 확실히 유혹하기 위해 거짓 편지를 쓰고,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수잔나는 써 놓은 편지를 백작에게 슬쩍 건넨다.
수잔나와 백작 부인이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등장한다. 백작 부인은 수잔나 옷을 입은 채 백작을 기다리고 있고, 백작 부인으로 변장한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다가간다. 잠시 후 나타난 백작은 수잔나 옷을 입은 백작 부인을 수잔나로 알고 수작을 건다. 옷을 바꿔 입은 줄 모르는 피가로는 이 모습에 분개하지만, 마침 백작 부인 행세를 하며 곁에 있던 수잔나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피가로의 오해를 풀어준다.
풀숲에 숨어있던 피가로와 백작 부인 옷을 입고 함께 있는 수잔나를 본 백작은,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며 한바탕 소란을 부린다. 하지만 진짜 백작 부인이 나서서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오히려 수잔나를 유혹하려던 백작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백작은 용서를 구하고 모두가 화해를 하고, 유쾌한 결혼식 피로연을 즐기러 간다.



주요 음악
1막 피가로의 카바티나, ‘그대가 춤추기 원하신다면’
Act 1 - "Se vuol ballare, signor Contino"

FIGARO
Se vuol ballare, signor contino,
il chitarrino le suonerò, sì,
se vuol venire nella mia scuola,
la capriola le insegnerò, sì.
Saprò, saprò, ma piano,
meglio ogni arcano
dissimulando scoprir potrò.
L'arte schermendo, l'arte adoprando,
di qua pungendo, di là scherzando,
tutte le macchine rovescerò.
Se vuol ballare, ecc.
(Parte. Entra il dottor Bartolo con Marcellina, un
contratto in mano.)

BARTOLO
Ed aspettaste il giorno
fissato alle sue nozze
per parlarmi di questo?

MARCELLINA
Io non mi perdo,
dottor mio, di coraggio:
per romper de'sponsali
più avanzati di questo
bastò spesso un pretesto, ed egli ha meco,
oltre questo contratto, certi impegni .
so io ... basta: or conviene
la Susanna atterrir; convien con arte
impuntigliarla a rifiutare il Conte.
Egli per vendicarsi

prenderà il mio partito
e Figaro così fia mio marito.

BARTOLO
(prende il contratto dalle mani di Marcellina)
Bene, io tutto farò: senza riserve.
tutto a me palesate.
(fra sé)
Avrei pur gusto
di dar per moglie la mia serva antica
a chi mi fece un dì rapir l'amica.
FIGARO
If you would dance, my pretty Count,
I'll play the tune on my little guitar.
If you will come to my dancing school
I'll gladly teach you the capriole.
I'll know how; but soft,
every dark secret
I'll discover better by pretending.
Sharpening my skill, and using it,
pricking with this one, playing with that one,
all of your schemes I'll turn inside out.
If you would dance, etc.
(He leaves. Bartolo and Marcellina enter, she with a
contract in her hand.)

BARTOLO
And you wait for the very day
fixed for the marriage
to speak to me about this?

MARCELLINA
I haven't yet lost hope,
my dear doctor;
to put an end to wedding plans
even more advanced than this
a mere pretext has often sufficed; and he has,
apart from this contract, other obligations to me -
but enough of that!
Susanna must be frightened and artfully induced
to refuse the Count;
out of revenge,

he will take my part,
and thus Figaro will become my husband.

BARTOLO
(taking the contract from Marcellina)
Good, I'll do all I can.
Be quite frank and tell me everything.
(aside)
I should relish
marrying off my former servant
to the man who once engineered my ward's elopement.

1막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피가로의 유명한 카바티나이다. 신혼방을 꾸미며 한껏 들떠 있던 피가로가, 약혼녀 수잔나에게 백작이 흑심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부르는 노래이다. ‘그대가 춤추기 원하신다면 기꺼이 노래를 불러드리고 기타도 쳐 드리겠지만,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은 그 비밀을 이제 알았으니 가만 두지 않겠다.’며 백작의 속셈을 저지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피가로의 결혼 중 제1막 알마비바 백작의 성이다.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인 피가로는 자기가 사랑하는 수잔나와의 달콤한 결혼 생활을 상상하는 중이다. 그런데 자기가 모시고 있는 천하의 호색한 알마비바 백작이 자신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잔나에게 수작을 거는 게 아닌가! 그 수작이라는 것은 다름 아니라, 이미 폐지된 관습인 초야권을 수잔나에게 행사하려는 것이다. 이 사실에 분노한 피가로가 <Se vuol ballare, signor Contino 백작 나리, 춤을 추시겠다면>을 분노에 찬 감정으로 부른다. 이 노래는 수잔나에게 수작을 부리는 백작을 골탕 먹이려는 피가로의 결심을 반영한 노래다.

1막 피가로의 아리아 - 더이상 날지 못하리
Act 1 - "Non più andrai"

FIGARO (a Cherubino)
Non più andrai, farfallone amoroso,
notte e giorno d'intorno girando,
delle belle turbando il riposo,
Narcisetto, Adoncino d'amor, ecc.
Non più avrai questi bei pennacchini,
quel cappello leggiero e galante,

quella chioma, quell'aria brillante,
quel vermiglio donnesco color.
Non più andrai, ecc.
Tra guerrieri poffar Bacco!
Gran mustacchi, stretto sacco,
schioppo in spalla, sciabola al fianco,
collo dritto, muso franco,
o un gran casco, o un gran turbante,
molto onor, poco contante,
ed invece del fandango,
una marcia per il fango,
per montagne, per valloni,
colle nevi, e i solleoni,
al concerto di tromboni,
di bombarde, di cannoni,
che le palle in tutti i tuoni
all'orecchio fan fischiar.
Cherubino alla vittoria,
alla gloria militar!

(Figaro e Cherubino partono marciando come soldati.)
FIGARO (to Cherubino)
No more will you, amorous butterfly,
flit around the castle night and day,
upsetting all the pretty girls,
love's little Narcissus and Adonis, etc.
No more will you have those fine plumes,
that soft and stylish hat,

those fine locks, that striking air,
those rosy, girl-like cheeks.
No more will you, etc.
Among warriors swearing by Bacchus!
Great mustacchios, holding your pack,
a gun on your shoulder, a sabre at your side,
head held high, frank of feature,
wearing a great helmet or a turban,
winning honours, but little money,
and in place of the fandango
a march through the mud.
Over mountains, over valleys,
through the snow and burning sun.
To the music of trumpets,
of shells and cannons,
with balls sounding thunder,
making your ears ring.
Cherubino, on to victory,
on to victory in war!

(They leave, marching like soldiers.)

천하의 호색한 알마비바 백작은 피가로와 결혼을 앞둔 수잔나에게 수작을 걸어보려고 수잔나 방에 들어왔다가, 들어서는 안 될 말을 듣는다. 그것은 케루비노가 감히 백작부인인 자기 부인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니, 이놈이 감히 누굴 넘봐! 화가 난 백작은 골치덩어리 케루비노를 군대에 보내버리기로 한다. 한편, 피가로도 케루비노에게 별로 감정이 안 좋다. 왜냐하면, 자기와 결혼할 수잔나에게 어린 케루비노가 집적거렸기 때문에 피가로에게도 케루비노는 눈엣가시였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피가로는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Non più andrai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빈정거리는 투로 케루비노에게 노래한다. 따라서 이 아리아는 그동안 이 여자, 저 여자 쫓아다니더니 꼴 좋다. 이제, 군대 가서 고생 좀 해 봐라, 요놈아! 하고 놀려대는 노래이다.
황제의 압력으로 고쳐 쓴 내용
불란서의 작가 보마르쉐가 쓴 [세빌리아의 이발사(Le Barbier de Sévill, 세비야의 이발사)], [휘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 피가로의 결혼)], [죄 많은 어머니]으로 된 3부작의 제2화를, 모짜르트(Mozart, 모차르트)의 대본작가로 이름 높은 다 폰테가 전4막의 오페라를 썼다. 그러나 원작 속의 귀족에 대한 풍자가 심한 부분은 황제의 압력으로 삭제되어 표면상으로는 백작부인의 애정이 주제가 되어 있다. 이 오페라의 특색은 2막과 4막의 끝을 장식하는 그랜드 휘날레(finale, 피날레)이며 솔로나 중창(重唱)으로 서서히 고양(高揚)된 음악이 마지막에는 하나의 분류(奔流)가 되어 귀결로 몰아가는 모양은 마치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듣는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해진다.
백작이 하녀 수잔나의 첫날밤을 차지하려다 휘가로의 재치로 실패한 이야기
로씨니(G. Rossini,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보다 뒷이야기인데 모짜르트가 먼저 쓴 오페라이다. 알마비바 백작이 휘가로의 도움으로 로지나와 무사히 결혼했고 그 후 휘가로는 백작의 궁전에 시종으로 들어 왔다. 그 휘가로가 백작부인의 시녀로 있는 수잔나와 내일 결혼하기로 되어 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당시 습관으로 궁전 주인에게는 하인의 결혼 때, 소휘 “초야권(初夜權)이라는 나쁜 습관이 있었으나 극심한 사랑을 불태운 끝에 간신히 반 강제로 아내를 삼은 부인(로지나)이 사랑스럽고 기뻤으며 또 그때 큰 힘이 되어준 휘가로를 생각하여, 백작은 관대하게도 그 권리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권태기가 오고 보니 좀 억울해졌다. 그래서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수잔나에게 수작을 걸며 치근덕거린다. 그 사실을 목격하고 불안해진 휘가로가 타고난 기지(機智를)를 발휘하여 그런 백작에게 골탕을 먹이겠다는 계획을 짠다. 동이 트는 새벽 정원에서 수잔나로 가장한 백작부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줄 알 리 없는 백작이 살금살금 다가간다. 정체를 알고는 놀라 어쩔 줄 모르는 백작. 마지막에는 자기의 바람기를 절대 고치겠다는 백작에게 부인이 용서하여 일동은 모두 즐거워하는 속에 막이 내린다.

더 이상 날지 못하리. 사랑에 들뜬 나비야

밤낮 없이 이리 저리 날지 못하리라,
여자에게 치근덕거리지는 못하겠지,
친애하는 나르시스 씨, 아도니스 도련님.
여자에게 치근덕거리지는 못하겠지,
친애하는 나르시스 씨, 아도니스 도련님.*

더 이상 달고 있지는 못 하리 깃털 장식,
이렇듯 가볍고 멋진 모자,
이렇듯 긴 머리, 번쩍이는 옷맵시,
이렇듯 계집애 같은 진홍빛 얼굴.
이렇듯 계집애 같은 진홍빛 얼굴.

더 이상 달고 있지는 못 하리 깃털 장식,
모자도, 긴 머리도, 번쩍이는 옷도

(*부분 반복)

주신(酒神) 박카스를 따라 용사들의 대열 속에,
커다란 콧수염, 딱딱한 배낭.
어깨에 소총, 허리에는 칼,
빳빳이 세운 목에 근엄한 얼굴
커다란 철모나 큼직한 터번,
명예는 잔뜩 있으나, 돈이 적어!
돈이 적어!
돈이 적어!
환당고 춤을 추는 대신에
진흙 속을 헤치고 행군곡,
산을 넘고 골짜기를 지나,
눈이건 뜨거운 해빛이건 아랑곳 않고,
나팔 총에 구포(臼砲)에
대포 까지 합해서 쿵쾅 협주곡,
포탄(砲彈)은 한꺼번에 귓가에
쿵쾅 와르르 요란한 소리를 내네.

더 이상 달고 있지는 못 하리 깃털 장식,
이렇듯 가볍고 멋진 모자도
이렇듯 긴 머리도

(*부분 반복)

케르비노는 대승리,
빛나는 무공(武功)일세.
케르비노는 대승리,
빛나는 무공일세.
빛나는 무공일세.
빛나는 무공일세!







모짜르트의 재치가 번뜩이는 아리아
백작부인의 소년(실제 역은 여성이 맡음) 시종 케르비노는 수잔나에게 부탁을 하러 왔다가 백작이 나타나자 당황해서 숨는다. 백작이 케르비노를 발견하게 되고 수잔나를 꼬여보려는 중이라고 의심하게 된다. 분노한 그는 장교로 전쟁터에 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곡은 이때 케르비노를 비아냥거리며 제1막 휘날레에서 부르는 휘가로의 아리아이며 모짜르트 최대의 인기곡이다. ‘나비’(Farfallone)에는 ‘바람둥이’라는 뜻도 있다. 이 오페라는 음악적으로는 아리아(또는 다른 가곡)와 레치타티보가 교차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18세기 이탈리아 희가극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뛰어난 오케스트라는 연주하는 사람들까지도 도취시켰을 정도이며 유명한 제2막 끝날 무렵의 여러 노래는 인물에게도 극적인 상황에도 알맞은 멜로디를 제공하는, 모짜르트의 천재적인 솜씨를 느끼게 해준다.


입대의 위기에 몰린 케르비노(가운데)와 수잔나(좌)와 휘가로(우).
이들은 힘을 합쳐 재치와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뚫고 행복한 결말에 도달한다.

2막 백작 부인의 아리아, ‘사랑의 신이여 위로를 주소서’
Act 2 - "Porgi amor"

CONTESSA
Porgi, amor, qualche ristoro,
al mio duolo, a' miei sospir!
O mi rendi il mio tesoro,
o mi lascia almen morir!
Porgi, amor, ecc.
(Entra Susanna.)

CONTESSA
Vieni, cara Susanna,
finiscimi l'istoria.

SUSANNA
È già finita.

CONTESSA
Dunque volle sedurti?

SUSANNA
Oh, il signor Conte
non fa tai complimenti
colle donne mie pari:
egli venne a contratto di denari.

CONTESSA
Ah, il crudel più non m'ama!
CONTESSA
Grant, love, some relief
to my sorrow, to my sighing.
Give me back my treasure,
or at least let me die.
Grant, love, etc.
(Susanna enters.)

COUNTESS
Come, Susanna dear,
finish what you were saying.

SUSANNA
It's finished already.

COUNTESS
So he wanted to seduce you?

SUSANNA
Ah, my noble lord
would hardly flatter a woman of my station
to that extent;
he came with a business proposition.

COUNTESS
Ah, the cruel man loves me no longer.

2막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백작 부인의 아리아이다. 3막에 등장하는 ‘좋았던 시절은 어디에(Dove Sono)’와 함께 백작 부인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아리아로 꼽힌다. “사랑의 신이여, 나의 눈물과 한숨을 위해 위로를 주소서. 남편의 사랑을 돌려주소서.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죽음을 주소서”라는 애절한 가사를 수놓는 멜로디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린 백작에 대한 야속한 마음과 사랑을 잃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백작 부인의 간절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2막 케루비노의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
Act 2 - "Voi che sapete"

CHERUBINO
Voi, che sapete che cosa è amor,
donne vedete, s'io l'ho nel cor.
Quello ch'io provo, vi ridirò,
è per me nuovo, capir nol so.
Sento un affetto pien di desir,
ch'ora è diletto, ch'ora è martir.
Gelo, e poi sento l'alma avvampar,
e in un momento torno a gelar.
Ricerco un bene fuori di me,
non so chi 'l tiene, non so cos'è.
Sospiro e gemo senza voler,

palpito e tremo senza saper;
non trovo pace notte, né dì,
ma pur mi piace languir così.
Voi, che sapete, ecc.
CHERUBINO
You who know what love is,
ladies, see whether it's in my heart.
What I experience I'll describe for you;
it's new to me. I don't understand it.
I feel an emotion full of desire,
that is now pleasure, and now suffering.
I freeze, then I feel my soul burning up,
and in a moment I'm freezing again.
I seek a blessing outside myself,
from whom I know not, or what it is.
I sigh and moan without meaning to,

palpitate and tremble without knowing it.
I find no peace night or day,
and yet I enjoy languishing so.
You who know what love is, etc.

바지 역할의 대표적인 배역인 미소년 케루비노가 부르는 두 곡의 아리아는 〈피가로의 결혼〉에 활기를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케루비노가 1막에 등장해 여자를 보면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고 노래하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네’라는 아리아를 부른 후, 2막에서는 군대에 가기 전 연모하던 백작 부인에게 바치는 마지막 선물로 달콤하고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데 그 곡이 바로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이다. 입대 때문에 우울한 감정과 백작 부인을 향한 사랑의 고백까지 담은 이 아리에타 형태의 노래는 남편의 사랑을 잃고 가슴 아파하는 백작 부인의 감정이 이입되면서 서정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사랑은 어떤 것일까
원작인 [휘기로의 결혼(피가로의 결혼)]은 불란서 대혁명 전후의 소란한 시대에 모험과 파란 많은 생애를 보낸 극작가 보마르쉐(피에르 드 보마르셰, Beaumarchais, 1732-99)가 혁명 전야인 1784년 빠리(파리)에서 초연하여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하는 정치 풍자극이다. 파이지엘로(Giovanni Paisiello)와 로씨니(Gioacchno Rossini, 로시니)가 오페라화한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전편(前篇)으로 하고 혁명 뒤의 [죄 많은 어머니](케루비노의 자식을 임신한 백작부인)을 후편(後篇)으로 삼은 작품 중 중간 작품에 해당하며, 3부작 중 보마르쉐의 특성을 가장 잘 발휘하여 정점(頂点)을 이룬 오페라이다. [휘가로의 결혼]에는 18세기의 사회적인 대립이 갖가지로 반영되어 있다.
18세기의 사회적인 대립이 반영된 오페라
도대체 귀족에게는 자기 저택의 소로(小路)를 건넜다고 농부(農婦)를 능욕할 권리가 있을까? 영주(領主)는 전통적인 관습으로 자기 영지 안 주민의 딸이면 그녀가 결혼하기 전날 밤을 함께 보낼 권리를 갖고 있을까? 전설과 같은 ‘영주의 권리’ 즉 ‘첫날밤의 권리’ 말이다. 과연 그런 일이 정당하며 사람의 길을 따른 것일까? 원작에는 이 사건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모차르트의 오페라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의 인물 설정에는 당시 사회를 구성하고 있던 주요 계급을 여러 가지로 보여준다. 거만한 알마비바 백작은 아내에게 흥미를 잃고 있다. 그리고 골치 아픈 존재로 취급당하는 백작부인은 지난 날 남편이 보여주었던 애정을 그리워하고 있다. 한편 머리가 잘 돌아가는 시종(侍從) 휘가로가 그런 주인을 한번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하고 그의 약혼녀이며 백작부인의 시녀인 수잔나는 백작부인에게는 충실하지만 호색적(好色的)인 영주에게는 한번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다고 벼루고 있다.
그리고 또 한명, 시동(侍童)인 케루비노는 사춘기를 그대로 죄다 희생당한 어른이 채 못된 청년이다. 그는 목소리는 여자이지만 인물은 남자이다. 덴마크의 철학가 키에르게고르(키르케고르, Søren Kierkegaad, 1813-55)는 그 저서 [이것이냐, 저것이냐]에서 케루비노를 ‘소년판 돈 죠반니’라고 평가한다. 정원사의 딸 바르바리나를 만나러 온 케루비노는, 남편을 기다리는 백작부인을 보고 수잔나로 착각하고 입을 맞추려고 덤벼든다. 여기서 케루비노는 “백작이 곧 하게 될 짓을 내가 왜 못하느냐”고 노래한다. 귀족인 그는, 그렇지 못한 수잔나에게 백작과 같은 특권을 내세운다. 케루비노는 숭배의 대상으로 백작부인에게 도취하면서도 실제로 그녀 앞에서는 몸 둘 바를 몰라 쩔쩔매는 반면 수잔나에게는 이처럼 대담하게 행동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백작과 케루비노의 관계이다. 이야기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이 인물이 주역의 한 사람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유명한 아리아가 2곡이나 들어가(‘내가 나를 모르겠다’,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있어서가 아니라, 백작이 그를 라이벌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백작과 시동은 이 작품 속에서 ‘자주 만날 운명’이고 ‘백작이 언제나 괴롭힘을 당하지만’ 보마르쉐가 “작품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 등장시켰다는 케루비노를, 모차르트와 다 폰테(Lorenzo da Ponte)는 결코 도덕적인 역할을 계산하고 있지 않았다. 애당초 모차르트는 도덕을 노래하는 따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케루비노는 백작을 닮은 존재이다. 대본과 오페라의 작자들은 전체적으로는 케루비노 보다도 백작의 심리 묘사에 주력하고 있으나 수잔나가 얽히고 바르바리나가 얽혀드는 장면에서 케루비노 라는 색욕적(色慾的)인 인물을 보게 될 때, 우리는 그를 통해 백작의 내면의 움직임을 들여다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