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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공부해보아요

Die schöne Müllerin, Op.25 D.795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Op.25 D.795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오스트리아


Die schöne Müllerin, Op.25 D.795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Op.25 D.795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오스트리아

Die Schöne Müllerin D795
Lyricist: Wilhelm Müller

Schubert: Die schöne Müllerin
℗ 2005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Released on: 2005-01-01

Thomas Quasthoff · Justus Zeyen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이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시인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총 20곡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슈베르트로서도 처음 낸 가곡집이지만 낭만파 시대에 처음 출판 된 가곡집이기도 하다. 이 가곡집은 물방앗간의 처녀와 고용인인 사나이와의 사랑을 테마로 한 것으로, 소녀의 아버지와, 사랑의 적수인 사냥꾼과 시냇물과 물방아 등에 대하여 지은 소박한 전원의 소품집이다.
이 연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의 특색은 이미 설명한 바와같이 일관된 이야기식(式)줄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분공(製粉工)으로서 도제(徒弟)과정을 마친 한 젊은이가 독립된 장인(匠人)으로서 인정받는 데 필요한 수업여행(修業旅行)을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어떤 냇가에 있는 물방앗간에 취직하여 그 집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온 정성을 다 바치지만, 그 아가씨는 잘생긴 사냥꾼에게 끌리므로 젊은이는 실연(失戀)하고 만다. 괴로움을 겪은 뒤에 그는 냇물에 몸을 던져 영원한 안식을 찾는다. 이것이 대충 줄거리다.
이 가곡집에도 앞에서 열거한 슈베르트의 가곡의 특색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피아노 반주부에는 이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는 냇물의 음형이 바그러의 라이트모티프〔示導動機〕처럼 일관하여 흐르고 있다. 또 유절형식(有節形式)으로 씌어진 노래가 많은 것도 이 가곡집의 특색이며, 소박한 젊은이의 사랑의 애환(哀歡)을 노래함에 알맞은 성격이라 하겠다.
이 가곡집은 1824년에 작품번호 25로 출판되었는데, 슈베르트의 친구이자 미성(美聲)의 테너인 카를 센슈타인 남작에게 헌정되었다. 그러나 전곡이 콜리우스 슈톡하우젠에 의해 초연된 것은 1856년 - 곡이 완성된 33년 뒤의 일이었다.
그의 친구 '란트 하르팅거'의 집을 방문하였을 때, 친구를 기다리며 책상위의 시집을 보고는 마음에 들어서 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곡을 붙였는데, 다음날 친구가 찾아왔을 때는 이미 3편의 시에 곡이 만들어져 있었다고 함. 이 시기에 그는 만성병으로 입원을 하기도 함.
작곡 : 1823년 5~11월
초연 : 1856년 5월, 빈에서 이루어짐
출판 : 1824년 2월 17일, 3월 24일, 8월 12일(지우어 운트 라이데스도르프 출판사)
연주시간 : 총 약 61분



가곡집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
제1곡 「방랑 Das Wandern」
제2곡 「어디로 Wohin?」
제3곡 「멈춰라 Halt!」
제4곡 「시냇물에의 감사 Danksagung an den Bach」
제5곡 「일을 마치고 Am Feierabend」
제6곡 「호기심이 강한 사내 Der Neugierige」
제7곡 「초조 Ungeduld」
제8곡 「아침 인사 Morgengruss」
제9곡 「물레방앗간의 꽃 Des Müllers Blumen」
제10곡 「눈물의 비 Tränenregen」
제11곡 「나의 것 Mem!」
제12곡 「휴식 Pause」
제13곡 「초록빛 리본으로 Mit dem grünen Lautenbande」
제14곡 「사냥꾼 Der Jäger」
제15곡 「시샘과 자랑 Eifersucht und Stolz」
제16곡 「좋아하는 빛깔 Die liebe Farbe」
제17곡 「싫어하는 빛깔 Die böse Farbe」
제18곡 「시든 꽃 Trockne Blumen」
제19곡 「젊은이와 시냇물 Der Müller und der Bach」
제20곡 「시냇물의 자장가 Des Baches Wiegenlied」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Die schöne Müllerin Op.25 D.795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의 시에 작곡한 연가곡집이다. 슈베르트가 남긴 모든 작품들 중에서도 음악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리트의 역사에서도 한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20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곡은 일정한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1820년에 쓰인 뮐러의 시들을 바탕으로 슈베르트는 1823년 5월에서 9월 사이 대부분의 곡들을 집중적으로 썼다. 이 때, 슈베르트는 이미 리트 작곡의 비중을 서서히 줄여가고, 점차 대규모의 기악작품으로 눈을 돌리던 시기였다. 그는 연가곡에서 드라마가 있는, 대규모 작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 연가곡집은 작곡된 지 1년 뒤인 1824년 ‘연가곡집(ein Zyklus von Liedem)’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슈베르트(오스트리아) 최초의 가곡집임과 동시에 낭만파의 가곡집으로도 최초의 것으로 이 해의 봄, 26세의 슈베르트(오스트리아)는 친구집을 찾아갔는데, 마침 외출중이어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당시 인기가 있었던 시인 빌헬름 뮐러(1794~1827)의 『발트호른 주자의 유고에서의 시집』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친구의 귀가도 기다리지 않고 무단으로 이것을 빌어 가지고 집에 돌아가 곧 작곡에 착수한 것이 이 가곡집이었다.
뮐러의 시집은 에필로그, 프롤로그 외에 23개의 시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슈베르트(오스트리아)는 그 중의 3곡을 버리고 합계 20곡의 가곡집으로 만들어냈다. 옛날부터의 관습인 고용살이 기간을 마치고 기능공이 되기 위해 방랑의 길을 떠난 젊은이가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는 물레방앗간에서 견습공으로 일하게 된다. 어느 사이에 그 아가씨를 열렬히 사모하게 되지만 연적의 출현으로 절망하고, 시냇물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영원한 잠을 잔다는 줄거리의 곡이다.
슈베르트(오스트리아)의 음악은 어느 것이나 소박한 순수함을 나타내는데, 4년 후의 「겨울 나그네」가 지닌 깊은 심리적인 음영을 여기서는 구할 수 없다. 특별히 궁리하지도 않고, 타고난 넘치는 것 같은 악상을 그대로 뮐러의 시에 의탁해 갔다고 하는 느낌이 강하다. 또 시냇물의 흐름과 그 밖에 반주부에서 보여 준 묘사적인 기법도 신선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슈베르트, 연가곡의 새로운 역사를 열다
연가곡(song cycle)은 정의하기 어려운 용어들 중 하나이나, 일반적으로 (1) 한 시인의 연작시에 기초하고 있으며, (2)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을 경우, 연가곡으로 정의된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백조의 노래〉는 연가곡이라고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백조의 노래〉는 단일 작가의 시에 붙여진 노래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더 어울리는 용어는 단순히 ‘노래집(song collection)’이 될 것이다. 사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은 슈베르트가 처음에 계획할 당시부터 ‘하나의 큰 단위’였다. 비록 이 곡이 출판되었을 당시, 이미 ‘연가곡’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는 했으나, 이 용어가 사전에 등재될 만큼 일반화된 것은 19세기 후반인 1865년, 코흐의 《음악사전(Musikalisches Lexikon)》에서였다.
연가곡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텍스트’이다. 그것이 단일 시인에 의해 써졌는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사랑이나 자연처럼 중심 주제 혹은 토픽이 있는지, 전체를 관통하는 분위기가 있는지 하는 것은 이것이 ‘연가곡’인지, 아니면 단순한 ‘노래집’인지를 구분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음악적으로도, 각 곡의 배열에 있어서 조성적인 계획이 보이는지, 반복되는 모티브나 부분들이 있는지, 형식에 있어서의 일관된 요소들이 있는지도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문제는 연가곡을 구성하는 이러한 요소들이 슈베르트와는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연가곡을 연구하는 데에 있어서 일종의 롤모델로 작용한 작곡가가 슈베르트가 아니라 슈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의 가장 유명한 세 개의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 중 명확하게 ‘연가곡집’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이다.


32년이 지나서야 초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가 한 무대에서 전체로 초연된 것은 이 곡이 출판된 지 무려 32년이 지나서였다. 이것은 이 곡이 만들어졌을 당시에 연가곡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즉, 19세기 중반까지 연가곡집은 하나의 ‘통일된 단위’로 인식되기 보다는, 연가곡을 구성하는 개개의 곡들이 ‘독립된 노래들’로 받아들여졌다. 그로 인해 연가곡은 한 무대에서 한꺼번에 연주되었던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곡들이 독립적으로 연주되었던 것이다. 이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에 대한 리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대의 비평가들은 하나의 연가곡집이 얼마나 응집력 있게 짜였는지를 관찰했던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하게’ 짜였는지를 관찰했다. 한 자리에 앉아서 1시간에 육박하는 리트를 듣는다는 것은 당시의 청중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오늘날에도 연가곡 전곡을 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개의 곡들은 오페라처럼 스토리를 박진감 있게 전달하기 보다는, 한 곡에서 일어나는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감상하기 전에 대강의 스토리와 개별 곡들의 시를 아는 것은 연가곡집을 잘 듣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짝사랑을 하다가 자살을 하기까지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의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도 한 젊은 방랑자가 주인공이다. 물방앗간지기가 직업인 주인공은 자신의 일터를 떠나 시골 어느 한적한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시냇가에 다다르고, 거기서 물레방아를 보게 된다. 노래는 그렇게 시냇물을 따라 유유자적하는 한 방랑자의 즐거운 마음을 묘사한다. 그러다가 그는 그 곳에서 방앗간집 딸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는 자신을 그녀에게로 안내해준 시냇물에게 감사의 노래를 한다. 그러나 그녀에게 이 방랑자는 한갓 스쳐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냉랭할 뿐이다. 이제 그의 육체가 방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향한 그의 마음이 방랑하기 시작한다. 그는 계속 시냇물에게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토로한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의 정경들에 그녀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그 와중에 한 젊은 사냥꾼이 그녀 앞에 나타나서는 그의 연적이 된다. 사냥꾼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그녀를 보면서 그의 사랑은 점점 괴로움으로 바뀌어간다. 그녀가 좋아하는 ‘녹색’의 잔디에 묻히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에서는 점차 자살의 충동이 싹트게 된다. 그녀가 좋아하는 색깔인, ‘녹색’은 ‘불길한 색’이 되어 주인공의 마음을 괴롭힌다. 주인공은 다시 시냇물과 대화하며, 자신에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시냇물은 평온하게 그에게 ‘자장가’를 불러준다. 그는 시냇물이 불러주는 노래를 들으며, 영원의 세계로 침잠한다. 주인공은 시냇물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이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이 연가곡의 배경은 물방앗간이다. 물방앗간의 처녀와의 사랑에 실패해 몸을 던져 죽는 청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 Die schöne Müllerin Op. 25 ]
가곡 분야에 있어서 슈베르트의 업적은 다른 어떤 작곡가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31세의 짧은 삶 동안 600여 곡의 작품을 작곡한 슈베르트는 18세기 유럽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가곡에 대한 인식, 즉 ‘가곡은 자연스러움과 단순함을 가지고 시의 내용(text)을 잘 전달해야 하는 매개체’라는 통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냈다. 즉, 이전까지는 단순히 텍스트를 전달하는 성악과 시의 운율과 내용을 보조만 하던 피아노 반주 사이의 불균등한 역할 구도를 깨고, 피아노 반주의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켜 노래와 반주를 서로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피아노 반주 역시 노래만큼이나 가곡의 의미와 본질을 전달하는 데 본격적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시인 빌헬름 뮐러의 작품과 슈베르트의 음악
앞서 언급한 슈베르트의 두 연가곡은 모두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1794~1827)의 텍스트를 이용한 것이다. 독일 데사우 출신으로서 베를린에서 철학과 역사, 언어학을 수학한 시인 뮐러는 나폴레옹에 대항해 일어난 프로이센 전쟁에 참전한 이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1819년 뮐러는 독일로 돌아온 후 서정적 민요시 [발트호른 주자의 유고에 의한 시집]을 발표했는데, 이후 슈베르트는 이 시집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어 시집의 1권의 내용을 가지고서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를, 2권의 내용으로는 [겨울 나그네]를 작곡하게 된다. 이 연작시에는 뮐러의 자전적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당시 시인 뮐러는 슈테게만(Friedrich August von Stägemann)이 주관했던 예술 사교모임에서 활동했는데, 거기서 만난 화가의 여동생 루이제 헨젤(Luise hensel)이라는 여자를 사모하게 된다. 하지만 뮐러의 생각처럼 사랑은 순탄치 못했다. 결국 사랑하던 여성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된 후 크게 실망한 시인은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뮐러는 당시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물방앗간 이야기’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어 최종적으로 1820년에 이 연작시를 완성하게 된다.
슈베르트가 뮐러의 연작시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의견 중 하나로 헝가리의 귀족이었던 세체니 공(Count Szechenyi)의 비서로 근무하던 친구 란트하르팅거(Benedict Randhartinger, 1802~1893)를 방문했다가 그의 책상에 놓여있던 이 시집을 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연대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 일화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뮐러가 이 시집을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에게 헌정하였으며 베버가 슈베르트에게 이 시를 소재로 가곡을 작곡해 볼 것을 권유했다는 설이다. 어찌되었든 슈베르트가 시를 입수한 경로의 진위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슈베르트가 뮐러의 시에 나타난 시적 자아에 깊은 공감을 표명했다는 점일 것이다.

물방앗간 아가씨를 짝사랑한 청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
최초의 구상 이후 나머지 다른 시집의 작품을 추가적으로 덧붙여 완성한 [겨울 나그네]에 비해 처음부터 하나의 연작시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일관적인 스토리 속에서 각 텍스트들이 이루고 있는 앞뒤 연관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물방앗간 아가씨와 한 청년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숲속의 시냇물을 따라 방랑하던 청년은 물방앗간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 잠시 정착하게 된다. 그 집 주인에게는 어여쁜 딸이 하나 있었고 청년은 그 처녀를 사모하게 된다.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은 꿈에 부푼 청년은 주인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부지런히 일하고 인정도 받게 된다. 그러나 아가씨는 새로 나타난 사냥꾼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질투심에 괴로워하던 청년은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시냇물에 몸을 던져 죽음으로 최후를 맞는다.
이 비극적인 연가곡은 최초 1824년 자우어 & 라이데스도르프 사에서 5권으로 분할되어 출판되었고, 슈베르트의 친구였던 성악가 쇤스타인(Karl Freiherr von Schönstein, 1797~1876)에게 헌정되어 초연되었다. 하지만 당시 연가곡 전곡이 모두 불리지는 않았으며, 비로소 전곡이 모두 연주된 것은 1856년에 이르러서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 슈베르트


곡의 구성 및 해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Die schöne Müllerin, 슈베르트 작곡 작품 번호25, 1822년)는 슈베르트의 가곡집이다. 빌헬름 뮐러의 연작시에 붙여진 전20곡으로 된 가곡집이며, 슈베르트의 3대 가곡집의 제1작이다. 친구의 방에서 발견된 뮐러의 시에 순식간에 마음이 사로잡힌 슈베르트는 다음날에는 이미 여러 곡을 작곡하고 있었다 한다. 물방앗간의 젊은이가 나그넷길에 오르고, 한 채의 물방앗간에 도착함으로써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는데, 사랑에 실패하여 시냇물에 몸을 던지고 만다. 자연적인 기분과 주인공인 젊은이의 정감이 하나로 융합되어, 음악은 민요풍인 소박한 맛이 있다. 태반이 유절형식으로 작곡되어 있다. 전체는 음악적으로도 매우 유기적인 짜임새를 지녀, 이것이 노래로 불릴 때는 생생하게 얘기를 걸어오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듣는다.

슈베르트 3대 가곡집의 하나로, 가곡은 물레방앗간에서 일하는 날품팔이 청년의 비련을 노래한 것이다. 1823년에 만들어졌으며, 「겨울 나그네」보다 먼저이다. 가사는 뮐러의 시에 의했고, 20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베토벤이 죽음의 침상에서 이 악보를 보고 슈베르트를 비로소 발견하고, 이 곡을 애송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일할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날품팔이 청년이 있었다. 청년은 시냇가에 가서 "난 어디로 가야 되지"하고 묻는다. 그 때 눈앞에 물레방앗간이 보이고, 거기에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그곳에서 일자리를 얻은 청년은 얼마 후 처녀를 사랑하게 된다. 청년은 시냇가에 나가서 마음 속을 이야기한다. 이윽고 청년의 마음은 처녀에게 통할 것 같아져 청년은 기뻤다. 어느 날 푸른 리본이 처녀의 눈에 띄었다. 청년이 처녀에게 그것을 선사했다. 그러나 거기에 사냥꾼이 나타난다. 처녀의 마음은 어이없게 사냥꾼의 늠름한 모습에 끌린다. 청년은 실연에 가슴 아파하던 나머지, 마침내 시냇물에 몸을 던진다. 시냇물은 불행한 이 젊은 날품팔이 청년에게 영원한 자장가를 불러 준다.'

제 1곡 방랑
Das Wandern
B플랫장조 2/2박자. 고달픈 고용살이 기간을 마치고, 이제부터 기능공이 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의 기상(氣象)을 노래한 것으로 간소한 민요풍의 가곡이다. 젊은이의 희망에 넘친 마음을 교묘하게 노래하고 있다. 5절의 유절 형식이다.
1곡. 방랑(Das Wandern) 이 곡은 연가곡집 전체에 대해 서주의 역할을 한다. 첫 번째 곡 B♭장조와 함께 시작하는 이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의 여행은, 전체의 시작조성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조성인 마지막 곡의 조성, E장조에 이르러 주인공이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암시한다. 물론 이는 마지막에 이르러 주인공의 자살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그의 ‘감정적인 거리’라고도 할 수 있다. 노래는 5절로 이루어진 단순한 유절형식을 따른다. 주인공의 마음은 여행을 시작하는 설레임을 담고 있고, 피아노 반주는 그의 마음을 반영하듯 힘차게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음형적으로 묘사한다.

솔직하고 명랑한 감정으로 일관된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의 첫 장을 장식하기에 적당한 소박한 노래이다. 리듬과 선율도 전형적인 민요풍의 소박함을 가진 5절의 유절가곡으로 피아노 반주는 물레방아를 돌리는 시냇물을 표현한 것 같으며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의 희망에 불타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5절(節)의 유절형식으로 씌어졌는데, 이 연가곡의 서두를 장식하기에 알맞는 경쾌하고 소박한 노래다. 여행의 즐거움과 이제부터 길을 떠나려는 젊은이의 기대에 찬 심정이 그려져 있다. 피아노의 반주부에는 냇물의 흐름을 나타내는 음형이 쓰여 있다. 이 곡은 뮐러의 원시에서는「타향벌이」로 되어 있는데, 슈베르트가 짐짓「방랑」이라고 고쳤다고 한다. 자연에 대한 슈베르트의 애착, 방랑에 대한 특별한 의미 등을 찾아볼 수 있다.
(1절) 방랑은 물레방아지기의 즐거움, 방랑을 모르는 방아지기는 아직도 원숙한 기술자가 아니다.
(2절) 시냇물은 우리에게 가르쳤다. 밤낮 쉴 새없는 편력(遍歷)을.
(3절) 물레방아도 쉬지 않고 계속 돈다.
(4절) 가루를 빻는 돌은 무겁지만 나란히 즐겁게 춤춘다.
(5절) 방랑은 나의 즐거움, 주인님도 안주인도 나를 평화로운 여행의 길에 보내주시네.

Das Wandern ist des Müllers Lust, Das Wandern! Das muß ein schlechter Müller sein, Dem niemals fiel das Wandern ein, Das Wandern. Vom Wasser haben wir's gelernt, Vom Wasser! Das hat nicht Rast bei Tag und Nacht, Ist stets auf Wanderschaft bedacht, Das Wasser. Das sehn wir auch den Rädern ab, Den Rädern! Die gar nicht gerne stille stehn, Die sich mein Tag nicht müde [drehn], Die Räder. Die Steine selbst, so schwer sie sind, Die Steine! Sie tanzen mit den muntern Reihn Und wollen gar noch schneller sein, Die Steine. O Wandern, Wandern, meine Lust, O Wandern! Herr Meister und Frau Meisterin, Laßt mich in Frieden weiterziehn Und wandern.
방랑은 나의 즐거움, 방랑은! 물방아꾼은 누구나 방랑을 즐겨한다네. 방랑을! 물에게 배워 알았네, 물에게!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흘러갈 생각만 하는 물에게! 물방아 바퀴를 보게, 바퀴를! 서 있기 싫어한다네. 종일 돌며 안 지치네 바퀴는! 방앗돌 가볍게 도네, 방앗돌! 경쾌하게 춤을 추며 더 빨리 돌려 한다네. 방앗돌! 오 방랑, 방랑, 내 기쁨, 오 방-랑! 주인님, 이제 떠나니 흔쾌히 허락해 주오, 방랑길!
방랑은 물방앗간 청년의 즐거움,
방랑!
방랑을 싫어하는 사람은
물방앗간 청년이 아니지
방랑

우리는 이걸 물에서 배웠네.
물에서!
물은 밤이고 낮이고 쉬지 않는다네
물은 항상 방랑에 대해 생각한다네
물은

우린 물방아 바퀴에서도 본다네.
바퀴에서!
바퀴는 멈추지 않고,
하루종일 돈다네,
바퀴는.

물방아의 멧돌은 아무리 무거워도
멧돌!
멧돌들도 즐겁게 춤을 추며,
더 빨리 돌려고 하네.
멧돌들은.

오 방랑, 방랑, 나의 즐거움,
오 방랑!
주인님 그리고 주인마님,
이 평화와 방랑이
계속되게 해주세요. 

제 2곡 어디로
Wohin?
G장조 2/4박자. 젊은이는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부터 어디로 갈 것인지 그는 모르지만, 이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면 물레방앗간이 있을 것이다. 거기까지 시냇물과 함께 즐겁게 여행을 계속하자. 통절 형식이며 피아노는 항상 시냇물의 흐름을 묘사한다.
맑은 시냇물의 흐름과 그것을 따라 길을 걷고 있는 젊은이의 밝은 기분을 유려한 필치로 그린 아름다운 노래이며, 단독으로도 자주 노래된다. 통작 형식의 가곡으로 반주는 계속해서 세밀한 음표로 흐르며 마지막 부분에 가서 길게 뽑는 소리는 젊은이와 여기서 일단 헤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피아노의 오른손은 줄기차게 6연음부(六連音符)로써 냇물의 흐름을 나타낸다. 마지막에 길게 뽑는 부분은 헤어짐을 나타내는 듯하다. 통작형식(通作形式)인데 이 곡집 중에서 가장 뛰어난 노래의 하나다.
Ich hört' ein Bächlein rauschen Wohl aus dem Felsenquell, Hinab zum Thale rauschen So frisch und wunderhell. Ich weiß nicht, wie mir wurde, Nicht, wer den Rath mir gab, Ich mußte [gleich] hinunter Mit meinem Wanderstab. Hinunter und immer weiter, Und immer dem Bache nach, Und immer [frischer] rauschte, Und immer heller der Bach. Ist das denn meine Straße? O Bächlein, sprich, wohin? Du hast mit deinem Rauschen Mir ganz berauscht den Sinn. Was sag ich denn [von] Rauschen? Das kann kein Rauschen sein: Es singen wohl die Nixen [Dort] unten ihren Reihn. Laß singen, Gesell, laß rauschen, Und wandre fröhlich nach! Es gehn ja Mühlenräder In jedem klaren Bach.
시냇물 소리 들리네 바위 틈 사이로. 골짜기 따라 흐르는 맑고 시원한 물. 무엇에 끌렸는지 왠지는 몰라도 나 또한 물길 따라 걸음을 옮겼네. 골짜기 아래로 멀리 냇물 따라 간다네. 시원하게 흐르는 맑은 냇물을 따라. 내 갈 길 어디인가? 오 냇물아, 어딘가? 말하라, 어딘가? 흐르는 물소리에 내 마음 홀렸네. 물에게 뭐라 하랴? 아무 말 없는 물. 물속의 요정들이 노래 불렀을 뿐. 시냇물아, 노래하라. 방랑길 즐겁게! 맑은 시냇가에는 물방아 있으리.


제 3곡 멈춰라
Halt!
C장조 6/8박자. 물레방앗간을 발견한 젊은이는 걸음을 멈춘다. 피아노는 아르페지오로 물레방아의 회전을 그려낸다. 통절 형식이다. 아주 훌륭한 노래는 아니지만 장면 전환으로써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곡이다. 통작형식이며 곡 첫부분에 f로 나오는 아르페지오의 음형은 반주의 저음부에 계속해서 나타난다. 이것은 바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Eine Mühle seh ich [blicken] Aus den Erlen heraus, Durch Rauschen und Singen Bricht Rädergebraus. Ei willkommen, ei willkommen, Süßer Mühlengesang! Und das Haus, wie so traulich! Und die Fenster, wie blank! Und die Sonne, wie helle Vom Himmel sie scheint! Ei, Bächlein, liebes Bächlein, War es also gemeint?
물방아 돌고 있었네 큰 나무 그늘 밑. 물소리에 맞춰 노래 부르며. 어서 오라, 어서 오라, 달콤한 그 노래! 집안은 아늑하고 창문은 빛나며! 태양 또한 높이 떠 밝게 비추네! 냇물아, 오 냇물아, 그런 말이었지?

제 4곡 시냇물에게 감사
Danksagung an den Bach
G장조 2/4박자. 물레방앗간에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다. 시내여, 그대는 그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려고 했는가? 혹은 아가씨가 그대를 심부름 보냈는가? 아니, 그것은 아무래도 좋다. 이곳에 나의 일터가 있다. 피아노는 느리게 물의 흐름을 그린다. 통절 형식이다.
4곡. 시냇물에게 감사(Danksagung an den Bach) 자신이 일하던 물레방앗간을 떠나서 새로운 방앗간을 찾아 여행길을 나섰던 주인공은 드디어 이 곡에 이르러 새로운 방앗간의 아름다운 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그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준 데에 대해, 그리고 방앗간집의 아름다운 딸을 찾게 해준 데에 대해서 시냇물에게 감사의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이 감사의 노래에는 일말의 어두움이 서려있다. 주인공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그녀가 너[시냇물]을 보낸 것이니, 아니면 내가 지금 착각하고 있나?” 피아노 반주는 시냇물이 흘러가듯 천천히 흐르는 16분음표의 연속으로 구성된다. 또한 피아노의 오른손과 주인공의 노래는 훌륭한 2중창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흐르는 시냇물이 주인공에게 대답할 리가 없지만, 음악을 듣고 있는 우리는 시냇물의 목소리를 피아노에서 듣고 있다.
젊은이는 여기에 머물면서 일을 배우려고 마음을 먹는다. 그 집엔 아름다운 딸도 있었다. 그래서 이 곳으로 데려다 준 시냇물에게 감사의 노래를 하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노래는 아니지만 선율은 다정하고 청순하며 아름답다. 통작 형식이고 반주는 차분하게 시냇물의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War es [also] gemeint, Mein rauschender Freund, Dein Singen, dein Klingen, War es also gemeint? Zur Müllerin hin! So lautet der Sinn. Gelt, hab' ich's verstanden? Zur Müllerin hin! Hat sie dich geschickt? Oder hast mich berückt? Das möcht' ich noch wissen, Ob sie dich geschickt. Nun wie's auch mag sein, Ich gebe mich drein: Was ich such', [ist gefunden], Wie's immer mag sein. Nach Arbeit ich frug, Nun hab ich genug, Für die Hände, für's Herze Vollauf genug!
그런 말이었니, 다정한 친구야? 네 노래, 속삭임, 그런 말이었니? 그녀에게로! 네 말 속의 뜻, 아, 그런 뜻인가? 그녀에게로! 그녀 뜻인가? 또는 네 말인가? 알아야하겠네. 그녀 뜻인가. 누구 뜻이든 그 말 따르리. 내 바라던 일이니 누구 뜻이든. 원했던 일을 이제 가졌네. 내 손 안에, 가슴에 가득하게!

제 5곡 일을 마치고
Am Feierabend
a단조 6/8박자. 열심히 일을 해서 아가씨에게 성의를 보여 주었으나, 미력한 자기는 도저히 동료를 당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젊은이는 한탄한다. 그러나 저녁의 단란한 모임에서는 주인이 모두를 위로하고, 아가씨도 따뜻이 편히 쉬라는 인사를 해 준다. 통절 형식이다.
전체가 아주 묘사적으로 만들어진 곡이며, 슬픈 줄거리의 발단이 아주 효과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자연에 둘러싸인 작은 물레방앗간 주변에 모인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 마음을 그려낸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곡이다. 3부 형식이며 전주의 연타화음은 젊은이의 가슴의 설렘을 표현한 것일까. 이어서 반주는 물레방아를 묘사하고 그것을 타고 노래가 시작되다. 중간부에서 젊은이가 자신의 팔 힘이 약함을 괴로워하는 부분에서는 다시 마음의 동요를 암시하고 주인어른이 그를 위로하는 부분에 오면 깊고 따뜻한 음향으로 변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물레방아의 회전이 멀어져 가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일을 마치고 노변(爐邊)에 모여 앉은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 심리를 그린 한 폭의 그림같다. 전주(前奏)에서의 화음의 연타(連打), 중간부에서 젊은이가 자기 힘이 약함을 한탄하는 대목, 마지막에 물레방아의 회전이 멈추는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다.
Hätt' ich tausend Arme zu rühren! Könnt' ich brausend Die Räder führen! Könnt' ich wehen Durch alle Haine! Könnt' ich drehen Alle Steine! Daß die schöne Müllerin Merkte meinen treuen Sinn! Ach, wie ist mein Arm so schwach! Was ich hebe, was ich trage, Was ich schneide, was ich schlage, Jeder Knappe thut [es] nach. Und da sitz' ich in der großen Runde, [Zu] der stillen kühlen Feierstunde, Und der Meister [spricht] zu Allen: Euer Werk hat mir gefallen; Und das liebe Mädchen sagt Allen eine gute Nacht.
손이 천개만 있었으면! 물방아만 잘 돌렸으면! 바람처럼 날 수 있다면! 방앗돌만 잘 돌린다면! 예쁜 우리 아가씨 내 맘 알아 줬을 걸! 아, 내 몸 왜 약할까! 드는 힘도, 끄는 힘도 자르는 힘, 치는 힘도 남들보다 못하네. 모두 모여 둘러앉은 시간, 조용하고 시원한 저녁 때 주인은 말씀하시네. 그대들 수고 많았소. 아가씨도 말하네. 모두 편히 쉬세요.

제 6곡 호기심이 강한 사내
Der Nwugierige
B장조 2/4박자. 아가씨가 자기를 사랑해줄지 어떨지 아무도 그것을 대답해 주지 않는다. 시내여, 제발 긍정이냐 부정이냐를 가르쳐 다오. 세도막 형식이며 중간부는 레치타티보로 되어 있다.
6곡. 호기심(Der Neugierige) 아무도 주인공이 알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주지 않는다. 그가 대답을 해주길 기대하는 것은 오로지 시냇물뿐이다. 그는 시냇물에게, “내 마음이 나를 속이는 것인가.”라고 묻는다. 그의 질문은 곡의 뒷부분에서 “그녀가 나를 사랑하는가.”로 바뀐다. 이 두 가지 질문은 결국 주인공의 마음을 계속 맴돌고 있었던 것이다. 곡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주인공이 질문을 던지는 곡의 앞부분에서 피아노 반주는 최소한의 구성을 통해, 어느 누구도 답해줄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대변한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소중한 친구인 시냇물에게 물어보게 된다. 이 부분에서 음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다시 한 번, 시냇물이 흘러가는 듯한 음형의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면서, 시냇물은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고 있음을 알려준다. 주인공은 “너[시냇물]는 오늘 왜 이리 조용하니?”라고 묻지만, 사실상 시냇물은 그의 모든 이야기를 말없이 듣고 있다. 주인공은 드디어 자신의 질문에 가능한 답을 내놓는다. 이 부분에서 시냇물의 흐름은 잠시 멈추고, 주인공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그래’가 하나의 답이고, ‘아니야’가 또 다른 답이다. 음악은 잠시 원래의 조성인 B장조로 부터 벗어나 슈베르트가 가장 좋아했던 전조 영역인 (반음 내려간 6도관계에 있는) G장조로 전조된다. 시냇물의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면서 음악은 B장조로 돌아오고, 주인공은 대답 없는 질문을 던진 채, 끝을 맺는다.

이 곡은 번역하기 어렵지만 마음에 호기심이 생겨 이것저것 물어보아 그 호기심을 풀어 진실을 알려고 하는 젊은이의 노래이다. 그렇지만 절박한 비통함은 없고 오히려 주옥 같은 서정적인 곡이다. B장조로 통작 형식의 가곡이지만 처음 2/4박자(아주 천천히)로 된 부분은 3부 형식으로 된 단순한 형태이다. 그리고 그 3부 형식의 중간부'<그렇다> 아니면 <아니다>라는 문제가 나에게는 전부이다'라는 부분은 레치타티보로 되어 있다. 그 전후에는 조용한 시냇물의 흐름이 반주에서 들리는데, 여기서는 왜 그런지 울림은 약간 조용한 분위기이다.
역시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아가씨의 본심을 알고자 하는 젊은이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절박한 비통감(悲痛感)보다는 서정이 강해서 아주 조용한 가락으로 일관한다. 중간부「'예스'냐 '노'냐가 알고 싶은 전부다」부분은 레치타티보로 되어 있다.
Ich frage keine Blume, Ich frage keinen Stern, Sie können [mir] nicht sagen, Was ich erführ' so gern. Ich bin ja auch kein Gärtner, Die Sterne stehn zu hoch; Mein Bächlein will ich fragen, Ob mich mein Herz belog. O Bächlein meiner Liebe, Wie bist du heut so stumm! Will ja nur Eines wissen, Ein Wörtchen um und um. Ja, heißt das eine Wörtchen, Das andre heißet Nein, Die beiden Wörtchen schließen Die ganze Welt mir ein. O Bächlein meiner Liebe, Was bist du wunderlich! Will's ja nicht weiter sagen, Sag', Bächlein, liebt sie mich?
꽃에게 묻지 않네. 별에게 묻지 않네. 아무도 대답 못하리니, 나 알고 싶은 것. 꽃밭은 내게 없고 별들은 너무 멀어 냇물에게 물으리, 내 사랑 헛된지. 오 냇물, 내 사랑아 왜 말이 없느냐 하나만 알려 다오. 다만 한 마디만. “네!” 라는 말 한 마디 또는 "아니!“라는. 이 두 단어에 온 세상이 걸렸다네. 오 냇물, 내 사랑아 왜 말 못 하느냐. 더 묻지 않으리라 날 사랑하더냐?

제 7곡 초조
Ungedulb
A장조 3/4박자. ‘내 마음은 영원히 그대의 것’이라며 청년의 마음은 뜨겁게 타고 있다. 그러나 아가씨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어떻게 해서든지 이 마음을 그녀에게 전하고 싶다. 전20곡 중 가장 알려진 명작의 하나 고조한 연애 감정이 아름답게 노래된다. 4절의 통절 형식이다.
청춘의 혈기가 넘치는 아름다운 노래이며, 단독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서두르는 듯한 셋잇단음의 반주와 같은 리듬의 음형이 5번 되풀이 되고, '내 마음은 그대의 것이다'라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기분은 더없이 아름다운 연애감정의 고조이다. 4절로 된 유절 형식이지만 그 고조감 때문에 유절 형식이라는 사실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훌륭하다.
4절로 된 유절가곡인데, 사랑하는 젊은이의 마음을 노래한 아름다운 명가(名歌)로서 자주 단독으로도 노래 불린다. 젊은이의 심장의 두근거림을 나타낸 듯한 3연음부(三連音符)의 다그친 반주가 아주 인상적이다. 「내 마음은 영원히 너의 것」이라는 부분에서 선율은 최고조에 달한다.
(1절) 모든 나무와 모든 돌에 새기고 싶다. 모든 밭에 마음을 꽃으로 나타내는 크레송의 씨를 뿌리고, 모든 백지에 다음과 같이 쓰고 싶다. '내 마음은 영원히 그대의 것이다'라고.
(2절) 찌르레기에게 말을 가르치고 나의 말투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해서 나의 뜨거운 마음을 이야기 시킨다면 새는 그녀의 창가에서 노래 하겠지.
(3절) 아침바람에 그리움을 실어 숲의 속삭임과 함께 보내내고 싶다. 오, 별꽃에 빛을 실어서 향기롭게 그대에게 전하고 싶네. 물결이여, 너는 그냥 물레방아를 돌리기만 하는구나.
(4절) 눈과 볼, 입가, 한숨에도 나의 애절한 가슴은 보일 텐데 그녀는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일까.
Ich schnitt' es gern in alle Rinden ein, Ich grüb' es gern in jeden Kieselstein, Ich möcht' es sä'n auf jedes frische Beet Mit Kressensamen, der es schnell verräth, Auf jeden weißen Zettel möcht' ich's schreiben: Dein ist mein Herz, und soll es ewig bleiben. Ich möcht' mir ziehen einen jungen Staar, Bis daß er spräch' die Worte rein und klar, Bis er sie spräch' mit meines Mundes Klang, Mit meines Herzens vollem, [heißem] Drang; Dann säng' er hell durch ihre Fensterscheiben: Dein ist mein Herz, und soll es ewig bleiben. Den Morgenwinden möcht' ich's hauchen ein, Ich möcht' es säuseln durch den regen Hain; O, leuchtet' es aus jedem Blumenstern! Trüg' es der Duft zu ihr von nah' und fern! Ihr Wogen, könnt ihr nichts als Räder treiben? Dein ist mein Herz, und soll es ewig bleiben. Ich meint', es müßt' in meinen Augen stehn, Auf meinen Wangen müßt' man's brennen sehn, Zu lesen wär's auf meinem stummen Mund, Ein jeder Athemzug gäb's laut ihr kund; Und sie merkt nichts von all' dem bangen Treiben: Dein ist mein Herz, und soll es ewig bleiben.
모든 나무에 새겨 놓으리. 모든 돌에도 새겨 놓으리. 꽃밭엔 새로 씨를 뿌리고 싹트는 날을 기다리면서 흰 종이마다 가득 적어 놓으리: 난 너의 것, 이렇게 항상 영원히. 예쁜 새 하나 기르고 싶네. 사랑의 말 가르치고 싶네. 내 목소리로 말할 때까지 내 맘에 가득한 열정으로 그녀의 창가에서 노래하도록: 난 너의 것, 이렇게 항상 영원히. 아침 바람에 실어 보내리. 숲속을 향해 속삭여 주리; 오, 꽃잎마다 반짝거리라! 이 향기 그녀에게 전하라! 물결아, 넌 물방아만 돌릴 거냐? 난 너의 것, 이렇게 항상 영원히. 내 눈에 담겨 반짝이는데 내 뺨에서 불타고 있는데 내 입술 위에 그려 있는데 내 한숨 속에 섞여 있는데 그녀는 내 마음을 모른다네. 난 너의 것, 이렇게 항상 영원히.


제 8곡 아침인사
Morgengruss
C장조 3/4박자. 아가씨에게 아침 인사를 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그녀는 얼굴을 숨기고 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랑은 어느 사이에 의심을 부른다. 4절의 유절 가곡이다.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아침의 노래. 마지막 부분의 아름다운 선율을 반주가 한 마디 늦게 쫓아가고 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4절로 된 유절가곡이다.
(1절) 안녕, 아름다운 아가씨. 마치 무슨 일이 있었던 것처럼 당신이 얼굴을 가리는 것은 내 인사와 내 눈길이 보기 싫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빨리 사라져 버려야지.
(2절) 멀리서 당신의 창을 바라보겠소. 블론드의 머리여, 둥근 문에 모습을 보여 주구려. 아침의 파란 별이여.
(3절) 졸음이 오는 듯한 눈동자와 이슬에 젖은 꽃잎이여. 왜 태양을 겁내는가. 밤이 너무 좋았기에 몸을 감추고 몰래 울고 있는 것인가?
(4절) 꿈같은 얇은 옷자락을 벗어 던지고 상쾌한 아침 햇살 아래에서 일어나 오라. 종달새는 하늘에서 울고 사랑은 마음속에서 번뇌와 우수를 부르고 있다.
Guten Morgen, schöne Müllerin! Wo steckst du gleich das Köpfchen hin, Als wär' dir was geschehen? Verdrießt dich denn mein Gruß so schwer? Verstört dich denn mein Blick so sehr? So muß ich wieder gehen. O laß mich nur von ferne stehn, Nach deinem lieben Fenster sehn, Von ferne, ganz von ferne! Du blondes Köpfchen, komm hervor! Hervor aus eurem runden Thor, Ihr blauen Morgensterne! Ihr schlummertrunknen Äugelein, Ihr thaubetrübten Blümelein, Was scheuet ihr die Sonne? Hat es die Nacht so gut gemeint, Daß ihr euch schließt und bückt und weint Nach ihrer stillen Wonne? Nun schüttelt ab der Träume Flor, Und hebt euch frisch und frei empor In Gottes hellen Morgen! Die Lerche wirbelt in der Luft, Und aus dem tiefen Herzen ruft Die Liebe Leid und Sorgen.
좋은 아침이죠, 아가씨! 얼굴을 돌리시네요. 무슨 까닭인가요? 내 인사 귀찮은가요? 내 눈길 언짢은가요? 난 그럼 돌아가오. 오, 멀리 떨어져 서서 그대 창문 바라보리. 멀리, 아주 멀리서! 기다리리, 그대 금발! 동그란 얼굴에 그린 새벽별 빛의 두 눈! 잠에 취한 그대의 눈, 이슬 맺힌 꽃잎처럼 왜 햇빛 피하시나? 지난 밤 황홀에 겨워 남몰래 엎드려 울던 그 기쁨 되새기나? 이젠 꿈의 너울 벗고 힘차게 일어서서 밝은 아침 맞으라! 종달새 하늘 가르듯 사랑은 가슴 찌르네 슬픔과 괴롬으로.

제 9곡 물방앗간의 꽃
Des Mullers Blumen
A장조 6/8박자. 시냇가에 피어난 푸른꽃을 그녀에게 바치자 꽃에 깃든 이슬은 나의 눈물이다. 꿈 속에서 그녀에게 말해다오, 나를 잊지 말라고. 간소한 부드러움을 띤 소품으로 4절의 유절 가곡이다. 이 곡도 앞의 곡과 동일하게 시원스런 노래이다. 기복이 없는 부드러운 선율로 되어 있다. 4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 있다.
(1절) 시냇가에 많은 작은 꽃이 푸른 눈동자와 같이 피어 있다. 시냇물은 물방앗간집의 친구이며 애인의 눈은 밝고 푸르게 빛나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나의 꽃이다.
(2절) 그녀의 창 밑에 그 꽃을 심자. 주변이 조용해지고 그녀가 잠이 들 때에 그녀에게 말을 해다오. 내 마음이 그녀에게 전해지겠지.
(3절) 그녀가 눈을 감고 기분 좋게 잠이 들면 꿈속에서 전해다오. '나를 잊지 마시오'라고 그것이 나의 소원이기 때문에.
(4절) 아침에 그녀가 창문을 열면 사랑스런 눈길을 그 쪽으로 던져 다오. 네 위에 있는 이슬은 나의 눈물이고 너희들에게 뿌리는 내 눈물이다.
Am Bach viel kleine Blumen stehn, Aus hellen blauen Augen sehn; Der Bach der ist des Müllers Freund, Und hellblau Liebchens Auge scheint, Drum sind es meine Blumen. Dicht unter ihrem Fensterlein Da [pflanz' ich meine] Blumen ein, Da ruft ihr zu, wenn Alles schweigt, Wenn sich ihr Haupt zum Schlummer neigt, Ihr wißt ja, was ich meine. Und wenn sie thät die Äuglein zu, Und schläft in süßer, süßer Ruh', Dann lispelt als ein Traumgesicht Ihr zu: Vergiß, vergiß mein nicht! Das ist es, was ich meine. Und schließt sie früh die Laden auf, Dann schaut mit Liebesblick hinauf: Der Thau in euren Äugelein, Das sollen meine Thränen sein, Die will ich auf euch weinen.
냇가의 작은 꽃들은 파란 눈망울 열었네. 냇물에 비친 꽃들이 그녀의 푸른 눈 같아 그 꽃은 이제 나의 꽃. 그녀의 창문 밑에다 이 꽃을 심어 놓으리라. 그녀 곁에 다가가서 그녀가 잠들려 할 때 내 마음 전해 주도록. 그녀가 두 눈 감고서 달콤한 꿈에 빠지면 그 꿈 찾아가 속삭이라 날 잊지 말아 달라고! 그 말에 내 맘 담아서. 그녀가 창문 열고서 사랑의 눈길을 던질 때 꽃송이엔 이슬 덮이리. 내 눈에 고여 있다가 쏟아질 눈물방울로.

제 10곡 눈물의 비
Tranwnregen
A장조 6/8박자. 두 사람은 시냇가에서 가까이 다가서 있었다. 어느새 눈에 눈물이 넘쳐 수면의 빛이 흐트러지고 만다. 그것을 본 아가씨는 작별을 고하고 집에 돌아간다. 차분한 정감을 지닌 아름다운 곡으로 4절의 유절 가곡으로 되어 있다.
이 연작가곡집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의 하나이다. 부드러운 선율과 피아노 반주는 촉촉한 기분으로 정경(情景)의 분위기마저 잘 전해 주고 있다. 여기까지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처음과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이끌려 왔음에 놀란다. 4절로 된 유절가곡으로 마지막 절은 단조로 작곡되어 있다.
이 곡집 가운데서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노래다. 두 남녀가 함께 지나는 시간을 그리고 있다. 피아노 반주는 차분히 정경까지 묘사한다. 이쯤되면「방랑」에서 비롯된 것과는 딴 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4절의 유절가곡이지만, 마지막 절은 단조(短調)로 되어 있다.
(1절) 우리는 시원한 오리나무의 그늘에 기대어 앉아 있다. 그리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았다. 달이 뜨고 별도 빛나기 시작하고 은빛의 수면이 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2절) 그러나 내가 본 것은 달도 별도 아니고 그녀의 모습과 눈빛이었다. 빛나는 수면을 바라 보다가 이쪽으로 눈길을 보내는 그녀를 보았다. 시냇가의 푸른 꽃도 그녀를 향해 끄덕이고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3절) 하늘의 빛은 시냇물에 젖어 들고 나의 마음까지도 끌어들이려고 한다. 수면에는 구름과 별이 비치고 노래하면서 이리로 오라고 부르고 있다.
(4절) 눈에 눈물이 고여 물빛이 어른거렸다. 그녀는 '어머, 비가 오네. 안녕. 집에 가야지'라고 말했다.
Wir saßen so traulich beisammen Im kühlen Erlendach, Wir schauten so traulich zusammen Hinab in den rieselnden Bach. Der Mond war auch gekommen, Die Sternlein hinterdrein, Und schauten so traulich zusammen In den silbernen Spiegel hinein. Ich sah nach keinem Monde, Nach keinem Sternenschein, Ich schaute nach ihrem Bilde, Nach [ihren Augen] allein. Und sahe sie nicken und blicken Herauf aus dem seligen Bach, Die Blümlein am Ufer, die blauen, Sie nickten und blickten ihr nach. Und in den Bach versunken Der ganze Himmel schien, Und wollte mich mit hinunter In seine Tiefe ziehn. Und über den Wolken und Sternen Da rieselte munter der Bach, Und rief mit Singen und Klingen: Geselle, Geselle, mir nach! Da gingen die Augen mir über, Da ward es im Spiegel so kraus; Sie sprach: Es kommt ein Regen, Ade, ich geh' nach Haus.
둘이 함께 정답게 앉았네 나무 밑 그늘에. 둘이 함께 정답게 담겼네 반짝이는 냇물 속에. 달도 떠올라 있고 별도- 떠 있었네. 모두 서로 정답게 보였네 은빛 거울에 비친 모습. 내 눈엔 달도 별도 모두 안 보였네. 그녀만을 바라봤네 오직 그녀 눈만을. 그녀의 귀여운 눈길이 꽃들에게 향했을 땐 냇가에 핀 푸른 꽃들도 그녀에게 응답했네. 냇물에 잠겨 있던 하늘이 빛나며 나를 부르는 듯 했네. 깊은 물속에서. 구름과 별 그 너머에선 냇물의 노래 들렸네. 흥겹게 내게 말했네. 친구야, 이리로 오라! 내 눈에서 눈물 떨어져 거울 속이 흔들렸네. "비가 오네요, 안녕!" 그녀는 일어섰네.



제 11곡 나의 것
Mem!
D장조 4/4박자. 사랑하는 아가씨는 이제 나의 것이다. 이 행복을 아는 이는 온 세계에 단 한 사람이다. 사랑을 얻은 하늘에 오를 듯한 기분을 힘차게 노래하는, 확신에 찬 통절 형식이다. 연작가곡집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노래이다. 어쩔 줄을 모르는 즐거운 기분을 힘차게 노래하고 있다.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Bächlein, laß dein Rauschen sein!
Räder, stellt euer Brausen ein!
All ihr muntern Waldvögelein,
Groß und klein,
Endet eure Melodein!
Durch den Hain
Aus und ein
Schalle heut ein Reim allein:
Die geliebte Müllerin ist mein!
Mein!
Frühling, sind das alle deine Blümelein?
Sonne, hast du keinen hellern Schein?
Ach, so muß ich ganz allein
Mit dem seligen Worte mein
Unverstanden in der weiten Schöpfung sein!
시냇물이여, 소곤거림을 멈추어라.
물레방아여, 소리를 그만 멈추어라.
숲에 노는 새들이여,
너희들의 노래도 그만 두어라.
오늘은 숲속에서도 밖에서도
한 가지 노래만을 부르자.
사랑하는 아가씨는 나의 것이다라고.
봄이여,
너의 꽃은 겨우 그 정도인가.
태양이여,
너의 빛은 그 이상 밝지 못하는가.
아, 행복의 말을 가슴에 안은 것은
나 하나이고
이 마음을 아는 사람은
넓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제 12곡 휴식
Pause
B플랫장조 4/4박자. 달콤하고 상쾌한 행복.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무거운 짐인가. 수금이여, 너도 쉬고 오너라. 내 가슴은 꽉 메어 이제 노래할 수가 없다. 뚱겨지는 수금의 울림을 피아노가 여러 번 반복하고, 젊은이의 운명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서기 시작한다.
연작가곡집 가운데 가장 정교한 곡이다. 반주의 첫 마디 음형은 손으로 현을 켜는 울림을 전하고 이곡에서 여러 번에 걸쳐 반복된다. 앞의 곡을 클라이맥스로 하여 이 곡부터 젊은이의 운명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Meine Laute hab' ich gehängt an die Wand, Hab' sie umschlungen mit einem grünen Band - Ich kann nicht mehr singen, mein Herz ist zu voll, Weiß nicht, wie ich's in Reime zwingen soll. Meiner Sehnsucht allerheißesten Schmerz Durft' ich aushauchen in [Liederscherz], Und wie ich klagte so süß und fein, [Meint'] ich doch, mein Leiden wär' nicht klein. Ei, wie groß ist wohl meines Glückes Last, Daß kein Klang auf Erden es in sich faßt? Nun, liebe Laute, ruh' an dem Nagel hier! Und weht ein Lüftchen über die Saiten dir, Und streift eine Biene mit ihren Flügeln dich, Da wird [mir] bange und es durchschauert mich. Warum ließ ich das Band auch hängen so lang? Oft fliegt's um die Saiten mit seufzendem Klang. Ist es der Nachklang meiner Liebespein? Soll es das Vorspiel neuer Lieder sein?
나의 라우테, 벽에 걸어 놓았네. 녹색 리본을 매달아 두었네. 노래할 수 없네, 가슴이 벅차 어찌 소리를 내야 할는지. 그리움도, 심한 괴로움도 노래에 담아서 뿌렸고 높은 소리로 탄식하며 슬픔 속에 잠겨 살았네. 아, 이젠 내 기쁨 너무 커서 노래엔 담아 낼 수가 없나? 가여운 라우테, 쉬어라, 그렇게! 바람이 불어 너를 흔들 때나 꿀벌이 날개로 널 건드릴 때면 나는 두려움에 마음 졸인다네. 너무 오래 걸어 둔 건 아닐까? 한숨 쉬듯 네 소리 떨려오네. 아팠던 사랑의 여운일-까? 새로운 노래의 전주일까?

제 13곡 초록빛 리본으로
Mit dem grunen Lantenbnde
B플랫장조 2/4박자. 그녀는 초록빛을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말했다. "자, 이 초록빛 리본을 그대의 곱슬머리에 매어다오. 그러면 초록빛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될 테니까." 밝고 소박한 민요조로서 3절의 유절 가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은 다시 소박한 민요풍으로 3절의 유절가곡이다. 명쾌한 선율이 생기가 있어 보인다.
(1절)아름다운 초록색 리본을 벽에 걸어 둔 채로 빛에 바래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초록색은 내가 좋아하는 색이다'라고 그녀가 말했다.
(2절)즉시 풀어서 너에게 주마. 자 그대가 좋아하는 초록색이야. 흰색도 그대가 좋아하는 색이지만 초록색도 좋은 색이라서 나도 좋아한다. 우리들의 사랑도 언제나 초록색이고 그것은 또 희망의 색깔이니까.
(3절)자, 초록색 리본을 머리에 달아라. 그렇게 초록색이 좋다면 말이다. 그러면 나는 희망이 사는 곳도 사랑을 지배하는 곳도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초록색이야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 되었다.
»Schad' um das schöne grüne Band, Daß es verbleicht hier an der Wand, Ich hab' das Grün so gern!« So sprachst du, Liebchen, heut zu mir; Gleich knüpf' ich's ab und send' es dir: Nun hab' das Grüne gern! Ist auch dein ganzer Liebster weiß, Soll Grün doch haben seinen Preis, Und ich auch hab' es gern. Weil unsre Lieb' ist [immergrün], Weil grün der Hoffnung Fernen blühn, Drum haben wir es gern. Nun [schlingst du] in die Locken dein Das grüne Band gefällig ein, Du hast ja's Grün so gern. Dann weiß ich, wo die Hoffnung [wohnt], Dann weiß ich, wo die Liebe thront, Dann hab' ich's Grün erst gern.
"저 예쁜 녹색 리본이 벽에서 빛이 바래네. 내 좋아 하는 색!“ 그대가 던진 그 말에 이 리본을 보내오니, 즐기시라 녹색! 난 흰 옷 입고 일하며 녹색을 항상 꿈꾸네. 내 좋아 하는 색! 우리의 사랑 푸르고 또 희망도 푸르기에 녹색은 우리 색. 그대의 예쁜 머리에 녹색 리본 묶으시라. 그 좋아하는 색. 내 희망, 사랑 있는 곳 언제나 알려 주리니. 내 제일 좋은 색.

제 14곡 사냥꾼
Der Jager
C단조 6/8박자. 사냥꾼이여, 그대는 무엇을 찾으러 물레방앗간에 왔느냐? 나의 사랑스런 새끼 사슴이 무서워하지 않니. 이곳은 너의 세력권이 아니다! 연적의 출현을 암시하는 노래로, 피아노의 딱딱한 반주가 이상한 사태를 생각케 한다. 2절의 유절 가곡이다.
젊은이에게 강한 라이벌이 출현한다. 건조한 피아노 반주가 이상한 상황과 안절부절못하는 새로운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가사가 많은 노래로 가사의 울림도 흥미롭다. 2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있다.
(1절) 사냥꾼은 무엇을 찾으러 물레방앗간에 왔나. 빨리 가서 사냥이나 할 것이지. 여기는 짐승도 없고 나의 순한 어린 사슴만 있다. 그것이 보고 싶다면 숲 속에 총을 두고, 개는 집에 두고 뿔피리도 불지 말고 수염을 자르고 와야 한다. 만약 그냥 온다면 어린 사슴이 겁을 먹을 것이다.
(2절) 그보다 좋은 것은 숲에 있고, 수 차나 물레방앗간을 조용하게 내버려두는 일이다. 푸른 가지에는 물고기는 없소. 푸른 못에는 다람쥐도 없다. 그러므로 사냥꾼은 숲에 가고 나와 물레방아는 그대로 내버려두오. 만약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한다면 먼저 그녀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밤이 되면 멧돼지가 숲에서 나와 그녀가 심어 놓은 양배추 밭을 휩쓸고 있는데 멧돼지를 쏘아보아라.
Was sucht denn der Jäger am Mühlbach hier? Bleib', trotziger Jäger, in deinem Revier! Hier giebt es kein Wild zu jagen für dich, Hier wohnt nur ein Rehlein, ein zahmes, für mich. Und willst du das zärtliche Rehlein sehn, So laß deine Büchsen im Walde stehn, Und laß deine klaffenden Hunde zu Haus, Und laß auf dem Horne den Saus und Braus, Und scheere vom Kinne das struppige Haar, Sonst scheut sich im Garten das Rehlein fürwahr. Doch besser, du bliebest im Walde dazu, Und ließest die Mühlen und Müller in Ruh'. Was taugen die Fischlein im grünen Gezweig? Was will den das Eichhorn im bläulichen Teich? Drum bleibe, du trotziger Jäger, im Hain, Und laß mich mit meinen drei Rädern allein; Und willst meinem Schätzchen dich machen beliebt, So wisse, mein Freund, was ihr Herzchen betrübt: Die Eber, die kommen zur Nacht aus dem Hain, Und brechen in ihren Kohlgarten ein, Und treten und wühlen herum in dem Feld: Die Eber, die [schieße], du Jägerheld!
왜 냇가로 오나, 사냥꾼아? 네 사냥터 안에 머물지 않고! 여긴 너의 사냥감이 없어. 내 귀여운 작은 사슴 하나 뿐. 그 예쁜 사슴 보고 싶으면 네 총은 숲속에 두고 오라. 사냥개는 집에다 매어 두고. 뿔 나팔도 불어대지 말고. 턱수염도 말끔히 깎고 오라. 내 사슴이 놀라서 뛰지 않게. 그러나 너 숲속에 머무르라. 이 물방앗간에 평화 있도록. 나무에서 물고기 어찌 살까? 연못에서 다람쥐 무얼 할까? 사냥꾼아, 숲속에 머무르라. 나 홀로 물방아와 있게 하라. 내 사랑 그녀 마음 얻으려면 그녀 걱정 무언지 알아두라. 밤이면 숲속에서 뛰쳐나와 그녀의 마당에 들어와서 꽃밭을 짓밟는 멧돼지라네. 그 놈이나 잡게, 사냥꾼아!

제 15곡 시샘과 자랑
Eifersucht und Stoiz
g단조 2/4박자. 아가씨는 사냥꾼이 돌아오기를 목을 길게 늘이고 기다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시내여, 고상한 아가씨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 법이라고 전해 다오. 그러나 내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고는 말하지 말아다오. 청년의 실의와 새로운 정열을 노래하는 통절 형식이다.
갑자기 노래에는 실의의 표정이 짙어진다. 반주의 16분음표의 흐름도 이제까지와는 달리 격렬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장조로 변할 때에 다시 한번 격렬한 감정이 되살아난다. 통작형식으로 만들어졌다.
Wohin so schnell, so [kraus, so] wild, mein lieber Bach? Eilst du voll Zorn dem frechen Bruder Jäger nach? Kehr' um, kehr' um, und schilt erst deine Müllerin Für ihren leichten, losen, kleinen Flattersinn. Sahst du sie gestern Abend nicht am Thore stehn, Mit langem Halse nach der großen Straße sehn? Wenn von dem Fang der Jäger lustig zieht nach Haus, Da steckt kein sittsam Kind den Kopf zum Fenster 'naus. Geh', Bächlein, hin und sag' ihr das, doch sag' ihr nicht, Hörst du, kein Wort, von meinem traurigen Gesicht; Sag' ihr: Er schnitzt bei mir sich eine Pfeif' aus Rohr, Und bläst den Kindern schöne Tänz' und Lieder vor.
달려가는 곳 어디냐, 너 냇물아? 그 건방진 사냥꾼을 쫓아 가나? 돌아오라, 그녀를 먼저 탓하라. 가볍고 변덕스런 그녀 마음을. 그녀가 어제 저녁 문 앞에 나와 큰 길을 바라보던 모습 보았지? 사냥꾼 즐겁게 집으로 향할 때 창밖을 기웃거리던 그 모습을. 냇물아, 가서 말하라. 단 한 가지, 슬픈 말은 한 마디도 하지 말라. 다만, 나 지금 풀피리 꺾어 들고 아이들과 춤추며 노래한다고.

제 16곡 좋아하는 빛깔
Die liebe Farbe
b단조 2/4박자. 그녀는 초록빛을 좋아한다. 그러니 초록빛 잔디 속에 나를 묻어 다오. 검은 십자가도 아무 것도 필요없다. 그녀는 사냥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쫓는 사냥감은 죽음이다. 깊은 슬픔과 공허한 기분을 띤 곡으로 3절의 유절 가곡이다.
단조로운 것 같으면서도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젊은이의 공허한 기분은 전주부터 이미 나타나고 노래의 선율에 계속 집요하게 따라 붙은 피아노의 F#음은 독특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3절로 된 유절 형식이다.
(1절) 나는 녹색으로 몸을 감싸리. 녹색의 버드나무 잎으로.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녹색의 숲 속에, 녹색의 로즈마린이 핀 들판에 가보리라.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2절) 즐겁게 사냥을 떠나자. 숲과 들판을 지나 그녀가 사냥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쫓는 사냥감은 죽음이고 들판의 이름은 '사랑의 괴로움'이다.
(3절) 푸른 잔디에 나를 묻어다오.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니까. 검은 십자가도 각종 꽃들도 필요 없다. 다만 초록빛 한 가지로 물들여다오. 그녀가 녹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In Grün will ich mich kleiden, In grüne Thränenweiden, Mein Schatz hat's Grün so gern. Will suchen einen Zypressenhain, Eine Haide [voll] grünem Rosmarein: Mein Schatz hat's Grün so gern. Wohlauf zum fröhlichen Jagen! Wohlauf durch Haid' und Hagen! Mein Schatz hat's Jagen so gern. Das Wild, das ich jage, das ist der Tod, Die Haide, die heiß' ich die Liebesnoth: Mein Schatz hat's Jagen so gern. Grabt mir ein Grab im Wasen, Deckt mich mit grünem Rasen, Mein Schatz hat's Grün so gern. Kein Kreuzlein schwarz, kein Blümlein bunt, Grün, Alles grün so rings [und rund]! Mein Schatz hat's Grün so gern.
녹색 옷을 입으리 푸른 버들잎처럼 그녀의 녹색을. 푸른 숲을 찾아서 가리 푸른 나무가 있는 벌판을, 그녀의 녹색을. 즐겁게 사냥 떠나리! 숲으로 벌판으로! 그녀처럼 사냥을. 죽음의 사냥을 하려하네, 고통의 벌판을 누비면서 그녀처럼 사냥을. 풀밭에 묻어주오, 녹색 풀로 덮어서 그녀의 색으로. 십자가도 꽃도 없이 꼭 녹색 풀잎만으로! 그녀의 색으로.

제 17곡 싫어하는 빛깔
Die bose Farbe
B장조 2/4박자. 꺼림칙한 초록 빛깔이여, 왜 그리 심술궂게 나를 보니. 숲속에 뿔피리 소리가 울리면 그녀는 그 쪽만 보고 있다. 그대의 곱슬머리에서 그 초록빛 리본을 떼어다오. 그리고 작별의 손을 뻗어다오. 이별의 결의를 나타내는 통절 형식이다.
실의에 빠진 것보다는 강한 결심을 느낄 수 있다. 분명히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안녕'을 외치고 떠나가는 것에 이 젊은이의 특이한 성격이 있으며, 음악도 그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은 통작 형식의 가곡이다.
Ich möchte ziehn in die Welt hinaus, Hinaus in die weite Welt, Wenn's nur so grün, so grün nicht wär' Da draußen in Wald und Feld! Ich möchte die grünen Blätter all' Pflücken von jedem Zweig, Ich möchte die grünen Gräser all' Weinen ganz todtenbleich. Ach Grün, du böse Farbe du, Was siehst mich immer an, So stolz, so keck, so schadenfroh, Mich armen weißen Mann? Ich möchte liegen vor ihrer Thür, In Sturm und Regen und Schnee, Und singen ganz leise bei Tag und Nacht Das eine Wörtchen Ade! Horch, wenn im [Wald] ein Jagdhorn [ruft], Da klingt ihr Fensterlein, Und schaut sie auch nach mir nicht aus, Darf ich doch schauen hinein. O binde von der Stirn dir ab Das grüne, grüne Band, Ade, Ade! und reiche mir Zum Abschied deine Hand!
이 땅을 벗어나고 싶네 다른 먼 곳 찾아서. 녹색만 없는 곳이면 숲도 들판도 좋지! 가지마다 녹색 잎새를 모두 따 버리리. 풀잎마다 색 바래게 눈물을 떨구리. 아 녹색, 미움의 색아, 왜 항상 그렇게 오만, 무례, 잔인하게 가엾은 나를 대하나? 그녀의 문 앞에 누워서 비, 바람, 눈 맞으며. 조용히 노래 불러 전하리 단 한 마디 말, "안녕-! " 숲에서 나팔을 불면 창문에 닿으리! 그녀는 날 못 보아도 난 그녀 바라보리. 오 그대 풀어 놓으라 그 녹색 리본을. 안녕, 안녕! 나 떠날 때 손 흔들어 주오!

제 18곡 시든 꽃
Trocken Blumen
e단조 2/4박자. 그녀가 준 5월의 꽃이여, 나와 함께 무덤에 들어가자. 그러고 언제든지 그녀가 나의 진실을 상기해 주었을 때, 꽃이여 모두 피어나다오. 장송 행진곡풍의 반주를 가진 깊은 슬픔을 띤 명곡이며 통절 형식이다.
깊은 맛을 지닌 아름다운 노래이다. 침통하고 쓸쓸한 표정에는 죽음 후인 내년 봄에 작고 허무한 희망을 이어가는 데에서 E장조로 바뀌고, 감미로운 꿈을 표출한다. 그러나 행진곡풍인 반주는 마지막에 다시 단조로 바뀌어 장송 행진곡같이 사라져 간다. 통작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Ihr Blümlein alle, Die sie mir gab, Euch soll man legen Mit mir in's Grab. Wie seht ihr alle Mich an so weh, Als ob ihr wüßtet, Wie mir gescheh'? Ihr Blümlein alle, Wie welk, wie blaß? Ihr Blümlein alle, Wovon so naß? Ach, Thränen machen Nicht maiengrün, Machen todte Liebe Nicht wieder blühn. Und Lenz wird kommen, Und Winter wird gehn, Und Blümlein werden Im Grase stehn, Und Blümlein liegen In meinem Grab, Die Blümlein alle, Die sie mir gab. Und wenn sie wandelt Am Hügel vorbei, Und denkt im Herzen: Der meint' es treu! Dann Blümlein alle, Heraus, heraus! Der Mai ist kommen, Der Winter ist aus.
그녀가 내게 준 꽃들아, 내 무덤에 함께 묻-히-라. 왜 모두 슬픈 표정인가, 알고 있는가, 내 일들을? 왜 모두 시들고 창백한가? 왜 모두 눈물에 젖었나? 아, 눈물은 봄의 녹색도 사랑도 살려내지 못하리. 봄이 또 오고 겨울이 가면 풀밭엔 꽃들이 피겠지. 무덤에 놓인 이 꽃들도. 그녀가 내게 준 꽃들도. 그녀가 이 언덕길 지나며 내 진심 깨닫게 되는 날! 꽃들아, 모두 나오거라! 오월이 오고, 겨울 간 그 날.

제 19곡 물방앗간 사나이와 시냇물
Der Muller und der Bach
g단조 3/8박자. 청년과 시냇물의 대화에 의한 소박한 우아함을 띤 통절 형식으로 사랑과 희망을 잃고 쓸쓸하게 말을 거는 청년을 시냇물은 상냥하게 위로한다. 이윽고 새로운 별이 빛나 천사가 매일 아침 대지에 내려올 것이라고. 그러나 친절한 시내여, 사랑의 끝은 물밑의 차가운 흐름과 같다. 시내여, 단지 노래를 불러 다오.
19곡. 물레방아지기와 시냇물(Der Müller und der Bach) 마지막에서 두 번째에 위치해 있는 이 노래에서 주인공은 중대한 결심을 보여준다. 거절당한 실연의 아픔을 그는 죽음으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노래는 주인공과 시냇물의 대화로 구성된다. 자연이 살아서 인간과 대화를 하는 설정은 일종의 ‘극적’인 설정이지만, 이 곡의 앞에서 노래되는 다른 곡들을 통해 우리는 이미 시냇물이 주인공에게 그 누구보다도 주인공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를 위로하고 있는 대상임을 알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대화는 주인공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대화이다.
주인공이 실연으로 인한 아픈 마음을 노래한다. 그의 절망적인 마음은 g단조의 무거운 반주를 타고 슬픈 선율선을 타고 흐른다. 시냇물은 이런 주인공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진다. 시냇물이 말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은 G장조로 바뀌고, 시냇물이 등장할 때마다 나왔던 피아노의 흐르는 듯한 16분음표 반주음형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다시 주인공의 부분에 이르면, 조성은 다시 g단조로 돌아가지만, 시냇물의 반주음형은 그대로 계속된다. 즉, 시냇물은 표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앞부분에서 대조를 이루었던 이들 시냇물과 주인공의 음악은 마지막 부분에서 통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부분에서 음악은 g단조에서 다시 G장조로 바뀐다. 그러나 이 G장조에서 시냇물이 주었던 위로는 없다. 그 자리에는 삶의 의지를 포기하고 있는 주인공의 처절한 마음만이 남아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슈베르트가 조성과 관련된 기존의 코드를 전복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장조는 즐거운 마음을, 단조는 슬픈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단조는 슬프고 장조는 더욱 더 슬프다.

슬픈 젊은이의 애가(哀歌)와 평화로운 정적을 표현하고 있는 시냇물의 대화이다. 시냇물의 대사부분부터는 지금까지 없었던 다정한 흐름의 음이 반주에서 들린다. 순진함과 우아함이 잘 조화된 노래로 통작 형식의 가곡이다.
(젊은이) 진실한 마음이 사랑으로 사라져 갈 때에 모든 꽃밭에 있는 백합은 시들겠지. 둥근 달도 구름 속에 숨어 눈물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천사도 눈을 감고 영혼은 평안을 찾아 흐느끼고 노래하겠지.
(시냇물) 그러나 사랑이 고통을 사하고 새로운 별이 하늘에 빛날 때 두 번 다시 시들지 않는 붉고 흰 장미꽃 3송이가 가시 속에서 피어나겠지. 그리고 천사는 날개를 접고 매일 아침 대지로 내려오겠지.
(젊은이) 아, 사랑하는 시냇물이여, 너는 참 친절하구나. 그러나 사랑의 종말을 아느냐. 아, 물속의 차디찬 상념이여. 시냇물이여, 단지 노래를 불러다오.
Der Müller. Wo ein treues Herze In Liebe vergeht, Da welken die Lilien Auf jedem Beet. Da muß in die Wolken Der Vollmond gehn, Damit seine Thränen Die Menschen nicht sehn. Da halten die Englein Die Augen sich zu, Und schluchzen und singen Die Seele [zu] Ruh'. Der Bach. Und wenn sich die Liebe Dem Schmerz entringt, Ein Sternlein, ein neues, Am Himmel erblinkt. Da springen drei Rosen, Halb [roth,] halb weiß, Die welken nicht wieder, Aus Dornenreis. Und die Engelein schneiden Die Flügel sich ab, Und gehn alle Morgen Zur Erde [hinab]. Der Müller. Ach, Bächlein, liebes Bächlein, Du meinst es so gut: Ach, Bächlein, aber weißt du, Wie Liebe thut? Ach, unten, da unten, Die kühle Ruh'! Ach, Bächlein, liebes Bächlein, So singe nur zu.
물방아꾼: 진실한 사랑이 헛되이 끝나면 꽃밭에선 백-합이 시들고. 보름달은 구름 속에 숨어 눈물조차 볼 수 없게 된다네. 천사들도 모두 두 눈을 감고 슬피 노래하리, 안식을 빌며. 시냇물: 사랑이 고통을 이겨내면 하늘엔 새로운 별이 빛나고 가시나무 끝엔 시들지 않을 붉고 흰 장미꽃 피어나리. 또 천사들은 모두 날개를 접고 아침마다 땅으로 내려오리. 물방아꾼: 아 냇물, 내 사랑아, 그 말 좋다만 아 냇물, 네가 알련, 사랑의 길? 아 저기, 저 밑에 안식 있네! 아 냇물, 내 사랑아, 노래해 다오.

제 20곡 시냇물의 자장가
Des Baches Wiegenlied
E장조 4/4박자. 피곤한 나그네여, 나의 곁에서 쉬어라. 이곳에는 진실이 있다. 그대는 집에 돌아간 것이다. 심술궂은 아가씨여, 이 아이의 조용한 잠을 깨우지 않도록 저쪽으로 가다오. 푹 쉬어라, 모든 것이 눈뜰 때까지. 그리고 기쁨도 슬픔도 잠 속에서 잊어 버려라. 담담한 끝곡은 과연 슈베르트(오스트리아)답게 순수한 부드러움을 띠면서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5절의 유절 가곡이다.
이 곡은 아주 평안하다. 이 연작가곡집의 피날레로 담담하게 나아가고 있다. 시냇물의 구원, 아주 평온한 구원이 있음으로 해서 이 가곡집의 성격은 다음에 이어지는 <겨울 나그네>와 뚜렷하게 구별된다. 전체적으로 5절의 유절가곡으로 되어있다.
(1절) 눈을 감고 쉬어라. 피로한 나그네여. 너는 지금 집에 돌아온 것이다. 여기에 진실이 있다. 시냇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날까지 내 곁에서 쉬어라.
(2절) 부드러운 자리, 수정으로 된 방에서 시원하게 쉬어라. 흔들어 줄 수 있는 것 모두 여기 와서 이 젊은이를 내 곁에 눕혀다오
(3절) 녹색의 숲에서 뿔피리가 울면 나도 웅성거려 주리라. 푸른 꽃들, 들여다보면 안 되네. 잠든 젊은이의 꿈을 방해하지 않도록.
(4절) 물방앗간집의 작은 길 저쪽으로 가다오. 심술궂은 아가씨. 네 그림자가 젊은이의 조용한 잠을 깨우지 않도록 너의 예쁜 손수건을 물에다 던져라. 그것으로 그 눈을 덮어주리라.
(5절) 잘 자라. 모두가 눈을 뜰 때까지 기쁨도 슬픔도 잠 속에서 잊어버려라. 둥근 달은 뜨고 안개는 사라지고 하늘은 저렇게 높고 넓구나.
Gute Ruh', gute Ruh'! Thu die Augen zu! Wandrer, du müder, du bist zu Haus. Die Treu' ist hier, Sollst liegen bei mir, Bis das Meer will trinken die Bächlein aus. Will betten dich kühl, Auf [weichem] Pfühl, In dem blauen krystallenen Kämmerlein. Heran, heran, Was wiegen kann, Woget und wieget den Knaben mir ein! Wenn ein Jagdhorn schallt Aus dem grünen Wald, Will ich sausen und brausen wohl um dich her. Blickt nicht [herein], Blaue Blümelein! Ihr macht meinem Schläfer die Träume so schwer. Hinweg, hinweg Von dem Mühlensteg, Böses [Mägdlein], daß ihn dein Schatten nicht weckt! Wirf mir herein Dein Tüchlein fein, Daß ich die Augen ihm halte bedeckt! Gute Nacht, gute Nacht! Bis Alles wacht, Schlaf' aus deine Freude, schlaf' aus dein Leid! Der Vollmond steigt, Der Nebel weicht, Und der Himmel da [oben], wie ist er so weit!
쉬어라, 편안히! 두 눈을 감고! 힘든 방랑길 끝났으니 모두 잊고 내 품에 오라. 바다로 너- 데려가리니. 포근한 자리에 뉘어 주리, 푸른 물빛의 조그만 방 안에. 이리 오라, 요정들아. 내 아기 흔들어 재워다오! 사냥꾼 나팔 소리 들리면 시냇물 소리로 너를 감싸리. 저리 가라, 파란 꽃들아! 잠든 아기 꿈 잘 꿀 수 있도록. 물러서라, 시냇가에서. 미운 여인아. 네 발소리에 잠 깨지 않게! 이리 다오, 네 손-수-건. 그의 두 눈을 가려 주리니. 잘 자라, 잘 자라! 오래 오래. 네 기쁨과 슬픔 모두 벗고! 보름날 밤, 안개 걷혀 저 하늘 그 얼마나 넓은 곳인가!



추천음반
분덜리히와 기젠의 연주(DG)는 첫사랑의 떨림과 청년의 순수함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분덜리히의 풋풋한 미성이 지금도 심금을 울린다. 지적인 감성으로 침착한 모노드라마를 펼쳐나가는 디스카우와 무어(DG)의 연주는 이 작품의 연주사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있는 연주다. 최초이자 최종의 선택이 될 것이다. 프레가르디엥과 슈타이어(DHM)의 연주는 작품의 수사적 매력과 깨끗한 미성이 텍스트의 전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보스트리지 첫번째 녹음도 훌륭하지만 우치다와의 연주(EMI)도 감성의 발현과 연극적 요소가 뛰어나다.

연주자 Dietrich Fischer-Dieskau (baritone), Jörg Demus (piano)
녹음연도 1968년
레이블 DG 463 502-2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처녀》와 실연당한 물레방앗간의 일꾼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슈베르트의 첫 번째 가곡집은 짝사랑 이야기에 불과할까? 아니면 의미심장한 고갯짓과 눈짓으로 가득한 심리와 성에 관한 탐색일까? 확실한 것은 매독 진단을 받은 슈베르트가 병원에서 많은 곡을 썼으며, 3년 전에 빌헬름 뮐러가 출판한 시에서 가사를 골랐다는 것이다. 이 시는 일종의 실내 게임을 하던 중에 만들어졌다.
슈베르트는 그때 나온 시들이 일반적인 파티의 게임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단번에 간파했다. 물레방아가 돌고 시냇물이 흐르는 외부의 리듬과 사랑에 미친 심장의 불안한 내면의 맥박소리를 나타내는 그의 악보에는 가수와 반주자에게 내리는 지시 사항이 꼼꼼하게 기입되어 있다. 반면 물레방앗간 일꾼의 기분은 방아를 돌리는 물의 흐름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음성에 대한 해석과 음색에 대해서는 가수에게 무한한 재량을 주기도 했다.
슈베르트는 테너를 위해 이 노래를 썼다. 그러나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바리톤 음성이 감정의 사이클이 돌고 돌 때마다 커지는 불안감과 불길한 예감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비교적 최근에 발표한 이 음반에서 피셔-디스카우는 외르그 데무스의 반주에 힘입어 힘차면서 다소간 위험을 감소하는 노래를 들려 주었다. 특히 새로운 발견으로 인한 생동감이 넘친다. 이것은 그가 이미 1949년에 처음으로 이 곡을 불렀으며 제럴드 무어와는 두 번이나 이 곡들을 녹음했기 때문이다. 가사에 담긴 생기, 탄력 있는 리듬, 자연스러운 억양, 절정기에 올라선 목소리의 정확한 속도감이 더해져 피셔-디스카우의 노래는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처녀》처럼 언제 들어도 신선한다.

음반
Ian Bostridge, Dietrich Fischer-Dieskau, Graham Johnson
Hyperion CDJ 33025
A meeting of master and apprentice, as Fischer-Dieskau recites the poems Schubert didnot set

Werner Gura, Jan Schultsz
Harmonia Mundi HMC 901708
A beautifully enunciated and inflected tenor performance from 1999

Harry Sever, Nadanai Laohakunakorn
Tadpole Music TAD 0606
Offers surprising insights : boy soprano as miller's lad
[네이버 지식백과]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 슈베르트



물방앗간 아가씨 배경 및 개요
슈베르트를 가리켜 「 가곡 (歌曲)의 왕」이라고 한다. 그는 불과 31세의 생애 동안에 실로 1000곡 이상의 작품을 작곡했는데, 그 중에서 가곡이 603곡이나 된다. 단지 숫자로서 많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는 민요에서 약간 벗어난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았던 가곡(Lied)이라는 장르를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수준에까지 끌어올렸던 것이다. 오늘날 가곡의 역사를 말함에 있어서, 참된 의미에서 슈베르트를 그 조상(祖上)이라고 말해서 망발은 아닐 것이다.
독일의 이웃인 프랑스에서는 옛날부터 샹송(Chanson)이라든가 멜로디(Melodie)라는 예술적 가곡이 많이 창작되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기악적(器樂的)인 음악이 주류를 이룬 나머지, 예술적인 가곡이 태어날 수 있는 배경은 18세기 후반까지는 전혀 조성되어 있지 못했다. 그것이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조건이 성숙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작곡가 쪽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괴테나 실러 같은 뛰어난 시인들이 잇따라 훌륭한 시들을 내놓음으로써 그 기운(機運)이 무르익어 갔던 것이다.무릇 가곡의 작곡에는 풍부한 선율을 만들어내는 천분(天分)과, 시가 표현하는 세계에 대한 예민하고도 섬세한 감각을 지닌 천재가 필요하다.
1797년, 다시 말해서 모차르트가 죽은지 6년, 베토벤이 비인에 나와서 신진작곡가로서 지반을 굳히고 있던 때인데, 이 해에 비인 거리에서 태어난 프란쯔 슈베르트야말로 독일 가곡에 대한 독특한 사명과 천부(天賦)의 재능을 타고난 가곡의 대 천재였다.
슈베르트는 1811년(14세)에 「하가르의 한탄」이라는 노래를 지었다. 구약성서(舊約聖書)창세기 제16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아내의 시녀 하가르의 이야기를 담은 긴 가곡인데, 이것이 그의 처녀작이다. 그러나 실지로는 훨씬 이전에 쓴 것도 있었던 모양인데, 그것들은 모두 파기(破棄)되었다. 이 처녀작 이후에 슈베르트는 실러나 괴테의 시를 중심으로 죽던해인 1828년까지의 불과 18년 동안에 603곡의 가곡을 지었던 것이다. 슈베르트의 재능이 얼마나 일찍 나타났느냐 하는 것은 17세 때 「물레 잣는 그레트헨」,그이듬해에 「마왕(魔王)을 각각 작곡한 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
그러면 그토록 높은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슈베르트의 가곡은 어떠한 특색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첫째로 시와 음악의 합일(合一)이다. 슈베르트는 시에 쓰여진 언어의 뉘앙스를 아주 정확히 포착해서 음악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슈베르트의 가곡을 원래의 독일어 이외의 외국어로 고쳐서 부를 때는 그 가사와 음악의 긴밀한 연관이 깨어지고 만다. 그래서 연주회에서는 원어(原語)대로 부르는 것이 통례이다.
둘째로 반주에 단지 하모니를 보강할 뿐만 아니라 시 전체의 기분을 표현코자 한 점이다. 예컨대 「물레잣는 그레트헨」에서는 피아노의 오른손에 줄곧 물레가 빙글빙글 도는 듯한 음형(音型)을 치게 하고 있으며, 연가곡집「겨울 나그네」의 유명한「보리수(菩提樹)」에서는 전주(前奏)와 후주(後奏)에 보리수 잎이 부시럭거리는 음형이 나타나는 따위다. 이처럼 반주 피아노에 중요한 구실을 하게 한 것은 슈베르트의 커다란 공적이다.
셋째로 그 선율의 다양성(多樣性)과 아름다움이다. 그것은 비인의 자연처럼 소박하고 청순(淸純)하며, 설사 가사나 반주에서 분리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써 충분히 우리를 감동케 만드는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색을 지닌 슈베르트의 가곡 가운데에는「마왕」이나「들장미」처럼 단독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연 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처럼 아예 처음부터 정돈된 가곡집으로 씌어진 것도 있다. 이것과 연가곡집「겨울 나그네」 및 연가곡집「백조의 노래」를 총칭하여 슈베르트의「3대 연가곡집」이라 부르고 있다. 가곡작곡가로서의 슈베르트의 위대성은 이「3대 연가곡집」에 모두 집약(集約)되어 있다고 말해서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이 연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1823년 그의 나이 26세 때 작곡된 것이다, 몇곡의 가곡을 짝지어서 작곡한다는 일은 이미 베토벤의 「먼곳의 애인에게」라는 선례(先例)가 있긴 하지만, 이 가곡집처럼 일관된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모은 것〔連作〕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래서「연(連)」자를 앞에 얹어서「연가곡집」이라 구별지어 부르고 있다. 이와 같은 시도는 나중에 낭만파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또 죽음의 병상(病床)에서 이 연가곡집의 소식에 접한 베토벤은「슈베르트에게는 성스러운 불꽃이 있다」고 격찬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슈베르트가 이 가곡집에 손을 대게 된 계기는 아주 우연한 것이었다. 그의 친구 란트하르팅거(B. Randhartinger ; 1802∼1893)가 전하는 이야기를 대충 간추려 소개한다.
어느 날 슈베르트는 그의 친구 란트하르팅거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그는 외출하고 없었다. 그래서 슈베르트는 하는 수 없이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는데, 얼핏 책상 위를 보니 읽다가 두고 간 시집 한 권이 있었다. 그것은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 ; 1794∼1827)의 시집인데, 란트하르팅거는 스스로 작곡해 볼 양으로 그것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슈베르트는 무심코 그 책장을 넘기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단박에 그 내용이맘에 들어서 그 시에 곡을 붙이려고 친구에게 말도 없이 그 시집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튿날 란트하르팅거가 슈베르트를 찾아갔더니, 벌써 그중 3편의 시에 곡이 붙여져 있었다. 슈베르트는 무단히 책을 들고 온 것을 사과하면서 작곡한 것을 들려 주었다고 한다.
뮐러는 33세로 요절(夭折)한 베르린 대학 출신의 서정시인으로서 김나지움의 교사 등을 지냈다. 그는 후기낭만파 시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었고, 소박하고도 참신(斬新)한 서정성으로 하여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슈베르트를 그토록 홀린 시집은 1816년에서 20년에 걸쳐 쓴 그의 초기작품이며, 1821년에「발트호른 주자의 유고(遺稿)시집」제1부로서 출판된 것이다.
이 시집은 25편의 시로써 이뤄져 있는데, 슈베르트는 그 중에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외에 3편의 시를 제외한 20편의 시에 곡을 달았다. 또 제목과 가사의 일부를 고쳤을 뿐, 슈베르트는 거의 원시에 따르고 있다.
작곡에 착수한 것은 그해 5월이었지만, 오페라 「피에르브라스」의 작곡에 바빴고 또 건강을 잃고 입원한 일도 있어서 완성된 것은 11월이었다. 같은 해에 슈베르트는「피아노 소나타 a단조, 작품 143」,「로자문데의 음악」, 가곡「물위에서 노래함」등을 작곡하였다.
이 연가곡집「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의 특색은 이미 설명한 바와같이 일관된 이야기식(式)줄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분공(製粉工)으로서 도제(徒弟)과정을 마친 한 젊은이가 독립된 장인(匠人)으로서 인정받는 데 필요한 수업여행(修業旅行)을 떠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어떤 냇가에 있는 물방앗간에 취직하여 그 집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온 정성을 다 바치지만, 그 아가씨는 잘생긴 사냥꾼에게 끌리므로 젊은이는 실연(失戀)하고 만다. 괴로움을 겪은 뒤에 그는 냇물에 몸을 던져 영원한 안식을 찾는다. 이것이 대충 줄거리다.
이 가곡집에도 앞에서 열거한 슈베르트의 가곡의 특색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피아노 반주부에는 이 이야기의 배경을 이루는 냇물의 음형이 바그러의 라이트모티프〔示導動機〕처럼 일관하여 흐르고 있다. 또 유절형식(有節形式)으로 씌어진 노래가 많은 것도 이 가곡집의 특색이며, 소박한 젊은이의 사랑?애환(哀歡)을 노래함에 알맞은 성격이라 하겠다.
이 가곡집은 1824년에 작품번호 25로 출판되었는데, 슈베르트의 친구이자 미성(美聲)의 테너인 카를 센슈타인 남작에게 헌정되었다. 그러나 전곡이 콜리우스 슈톡하우젠에 의해 초연된 것은 1856년 - 곡이 완성된 33년 뒤의 일이었다.
Author : Wilhelm Müller (1794-1827)